편의사양 선호도 외국보다 커
“깡통차와 풀옵션 차량을 비교하면 안 되죠.”
자동차 동호회의 인터넷 누리집 등에서 현대·기아차의 내수용 차와 수출용 차의 가격을 비교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글이다. 내수용 차가 미국·유럽 등에 팔리는 같은 모델의 수출용 차보다 비싸다는 불만에 대해, 내수용 차는 수출용 차보다 옵션을 더 많이 장착하는 경향이 있어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반박이다.
그렇다면 국내로 수입되어 들어오는 외제차는 어떨까.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현지에서는 다양한 사양이 팔리지만, 수송 등의 문제로 우리나라에는 거의 풀옵션 차량을 들여온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을 예측해 팔릴 만한 사양의 자동차를 주문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옵션을 선호해 보통 풀옵션을 들여온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 견줘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옵션에 대한 요구가 큰 편이라는 얘기다.
다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옵션에 대한 요구가 안전기능보다도 인테리어나 선루프 등 편의사양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엠대우가 올해 상반기 차종별로 많이 팔린 옵션을 정리한 내용을 보면, 마티즈는 무선시동리모컨키(35% 장착), 젠트라는 14인치 알로이휠(62% 장착), 라세티 프리미어는 엠피3 시디(CD)체인저(50.7% 장착), 토스카 디엠비(DMB) 내비게이션(52% 장착) 등으로 나타났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에어백 등 안전기능에 대한 요구가 높은 유럽·미국 시장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인테리어·엔터테인먼트 쪽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제조업체나 소비자 모두 안전기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안전기준 도입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