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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누가 웃을까?

등록 2009-11-04 20:25

‘캠리-쏘나타’ 비교해 타보니
‘캠리-쏘나타’ 비교해 타보니
‘캠리-쏘나타’ 비교해 타보니
캠리, 기본에 충실한 중형 모범차
쏘나타, 편의성 더한 화려한 변신
국내 자동차 시장에 도요타 캠리의 초반 돌풍이 매섭다. 이에 맞선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와 캠리의 비교 시승회로 맞불을 놓았다. 상품성에서 두 차를 견줘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팽팽한 경쟁 구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중형 세단,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두 차를 타 봤다.

캠리|단단하다 중후하다 구모델이다

소나타|화려하다 세련됐다 값이 비싸다

■ ‘튀는’ 쏘나타 신형 쏘나타는 이전 모델이 갖고 있던 ‘패밀리카’로서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를 깨고 나섰다. 앞면 그릴에서 시작해 뒤트렁크까지 흐르듯 연결되는 선 등 차체를 온통 휘감은 선들이 ‘튄다’. 지붕 높이를 낮추고 뒷유리로 이어지는 선을 급격히 깎아 ‘4도어 쿠페’ 스타일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폭이 넓어 가까이에서 보면 중형 세단의 느낌이 확실하다.

단순하면서도 운행 정보, 연비, 순간 연비까지 보여주는 대시보드 등 내부 디자인의 세심함은 고급 승용차에 못지않다. 중앙 조작판에는 내장된 내비게이션과 에어컨 등을 단추 몇 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시동을 넣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생김새도 그렇거니와 차체 무게도 줄었다기에 좀더 가벼운 느낌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무겁게 움직인다. 그러나 한번 속도가 붙으니 앞으로 미끄러지듯 튕겨나갔다. 디자인뿐 아니라 주행에서도 쿠페 분위기를 풍긴다. 이전 모델과 같이 최대출력 165마력·최대토크 20.2㎏.m 성능을 갖춘 2.0ℓ 세타엔진이 쓰였지만,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가속할 수 있는 구간이 더 길어지는 등 주행 성능이 나아졌다. 처음 채용한 진폭 감응형 댐퍼(ASD) 덕분인지 고속 주행이 아니라면 차체의 떨림이나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는 국내 중형차 처음으로 2등급인 12.8㎞/ℓ를 인정받았다. 차의 뒤집힘을 막아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VSC)와 운전석·동승석 에어백 등이 기본 제공된다. 그러나 측면·커튼 에어백은 옵션이다.

■ ‘모범생’ 캠리 캠리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춘 모범 차라 할 수있다. 옆구리에 곧게 뻗은 직선 등 군더더기 없이 시원한 겉모습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한 모범생 이미지를 드러낸다. 화려한 곡선들로 치장한 쏘나타에 견줘 단단하고 다부진 느낌이다. 차 크기는 쏘나타보다 조금 작은데도 무게는 100㎏ 더 나간다.

듣던 대로 겉모습처럼 주행 성능 또한 탄탄했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자 별다른 변속 충격 없이 8~9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했다. 최대출력 175마력·최대토크 23.6㎏.m 성능을 갖춘 2.5ℓ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의 힘이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과속과 코너링에는 약하다’는 평을 들었는데, 실제론 그리 큰 약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 주행하며 차선을 변경하거나 커브를 틀 땐 차가 출렁이는 느낌이 약간 있었으나, 쏘나타보다는 덜한 듯 느껴졌다. 두 차종 모두 전륜 서스펜션으로 맥퍼슨 스트럿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정숙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100㎞/ℓ 이하로 달릴 때에는 엔진 소음이나 차체의 떨림을 거의 느끼지 못했으며,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와 운전석 무릎을 포함한 전체 7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등 안전성·안정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도요타 특유의 ‘부품 내구성’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연비도 12㎞/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 상대의 약점은 어디? 쏘나타의 최대 약점은 가격이다. 내비게이션 등 옵션을 적용한 최고급 모델의 가격은 3000만원을 넘어간다. 이전 모델에 견줘 200만~300만원이나 올랐다. 현대차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 기본 탑재 등 기본 성능을 높였기 때문에 비싸졌다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인다. 여기에 2.4ℓ 엔진에 풀옵션인 캠리가 3490만원으로 들어오며, 쏘나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쿠페와 중형 세단의 콘셉트를 섞으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불협화음도 문제다. 뒷 좌석 머리 공간이 지나치게 좁은 문제, 가속 때 엔진 반응 속도가 느린 문제 등이다. 고속 주행 때에는 자동변속기가 기어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캠리의 최대 약점은 신차가 아니란 점이다. 2010년형이긴 하나 2006년도에 내놨던 모델에서 큰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 시장에 내놓은 모델은 미국 출시 모델 가운데 최상위급인 ‘엑스엘이’(XLE)의 풀옵션인데도, 최근 신차들에 견줘 후방카메라 등 세심한 편의장비들은 부족한 편이다. 특히 내장 내비게이션은 ‘공업용’이라는 농담을 들을 정도로 세련되지 못했다. 처음으로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칫 ‘개성 없고 투박한 차’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내년까지 새로운 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업계에선 4년이 지난 만큼 새로운 모델의 출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배기량 따른 차량분류, 무의미해지나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이 활발하고 내수시장에도 수입 대중차들이 들어오면서, ‘엔진의 배기량’으로 나누던 자동차 분류도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엠(GM)대우는 지난달 준중형차인 라세티 프리미어를 3975대 팔았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달 처음 판매를 시작한 1.8ℓ 가솔린 엔진을 실은 라세티 프리미어 아이디(ID)가 판매실적의 절반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반 현대자동차가 1.8ℓ 가솔린 엔진을 쓴 아반떼를 내놓은 적이 있었지만, ‘준중형차는 1.6ℓ’라는 사회적 통념과 성능보다 가격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단종한 바 있다.

그런데 10년이 넘어 다시 1.8ℓ로 출시된 라세티가 출시하자마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배기량 기준의 자동차 분류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이전에는 일단 엔진 배기량이 같아야 비슷한 자동차로 묶이고 그 안에서 경쟁 구도가 이뤄졌는데, 이젠 배기량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주로 배기량과 가격을 중심으로 삼아 차량을 분류하지만, 유럽에서는 차의 크기와 가격을 기준으로 ‘세그먼트’를 나눈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현대차 쏘나타와 도요타 캠리의 경쟁 구도다. 국내에 진출한 캠리 2.5ℓ의 경쟁모델은 배기량과 가격으로만 보자면 현대차의 그랜저 티지(TG)가 되겠지만, 배기량이 2.0ℓ이고 가격대도 900만원 가까이 낮은 쏘나타가 주요 경쟁 상대로 오르내린다. 우선 차의 크기가 비슷하고 대중적 중형 세단으로서 전체 자동차 시장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비슷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기량으로 자동차를 분류하는 사고방식은 앞으로 더 흔들릴 전망이다. 수입차의 국내 공급이 많아지고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1.8ℓ 라세티 역시 국내에 출시하기 전부터 유럽 시장에 공급되던 주력 수출 모델이다. 지엠대우 관계자는 “이미 준중형차가 중형차 시장을 넘보고 캠리가 쏘나타 시장을 위협하는 세상”이라며 “엔진 배기량에 따라 경쟁상대가 정해지던 때는 지났다”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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