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쏘나타’ 비교해 타보니
‘캠리-쏘나타’ 비교해 타보니
캠리, 기본에 충실한 중형 모범차
쏘나타, 편의성 더한 화려한 변신
캠리, 기본에 충실한 중형 모범차
쏘나타, 편의성 더한 화려한 변신
국내 자동차 시장에 도요타 캠리의 초반 돌풍이 매섭다. 이에 맞선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와 캠리의 비교 시승회로 맞불을 놓았다. 상품성에서 두 차를 견줘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팽팽한 경쟁 구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현대차와 도요타의 중형 세단,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는 두 차를 타 봤다.
캠리|단단하다 중후하다 구모델이다
소나타|화려하다 세련됐다 값이 비싸다 ■ ‘튀는’ 쏘나타 신형 쏘나타는 이전 모델이 갖고 있던 ‘패밀리카’로서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를 깨고 나섰다. 앞면 그릴에서 시작해 뒤트렁크까지 흐르듯 연결되는 선 등 차체를 온통 휘감은 선들이 ‘튄다’. 지붕 높이를 낮추고 뒷유리로 이어지는 선을 급격히 깎아 ‘4도어 쿠페’ 스타일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폭이 넓어 가까이에서 보면 중형 세단의 느낌이 확실하다. 단순하면서도 운행 정보, 연비, 순간 연비까지 보여주는 대시보드 등 내부 디자인의 세심함은 고급 승용차에 못지않다. 중앙 조작판에는 내장된 내비게이션과 에어컨 등을 단추 몇 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시동을 넣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생김새도 그렇거니와 차체 무게도 줄었다기에 좀더 가벼운 느낌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무겁게 움직인다. 그러나 한번 속도가 붙으니 앞으로 미끄러지듯 튕겨나갔다. 디자인뿐 아니라 주행에서도 쿠페 분위기를 풍긴다. 이전 모델과 같이 최대출력 165마력·최대토크 20.2㎏.m 성능을 갖춘 2.0ℓ 세타엔진이 쓰였지만,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가속할 수 있는 구간이 더 길어지는 등 주행 성능이 나아졌다. 처음 채용한 진폭 감응형 댐퍼(ASD) 덕분인지 고속 주행이 아니라면 차체의 떨림이나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는 국내 중형차 처음으로 2등급인 12.8㎞/ℓ를 인정받았다. 차의 뒤집힘을 막아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VSC)와 운전석·동승석 에어백 등이 기본 제공된다. 그러나 측면·커튼 에어백은 옵션이다. ■ ‘모범생’ 캠리 캠리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춘 모범 차라 할 수있다. 옆구리에 곧게 뻗은 직선 등 군더더기 없이 시원한 겉모습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한 모범생 이미지를 드러낸다. 화려한 곡선들로 치장한 쏘나타에 견줘 단단하고 다부진 느낌이다. 차 크기는 쏘나타보다 조금 작은데도 무게는 100㎏ 더 나간다. 듣던 대로 겉모습처럼 주행 성능 또한 탄탄했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자 별다른 변속 충격 없이 8~9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했다. 최대출력 175마력·최대토크 23.6㎏.m 성능을 갖춘 2.5ℓ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의 힘이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과속과 코너링에는 약하다’는 평을 들었는데, 실제론 그리 큰 약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 주행하며 차선을 변경하거나 커브를 틀 땐 차가 출렁이는 느낌이 약간 있었으나, 쏘나타보다는 덜한 듯 느껴졌다. 두 차종 모두 전륜 서스펜션으로 맥퍼슨 스트럿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정숙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100㎞/ℓ 이하로 달릴 때에는 엔진 소음이나 차체의 떨림을 거의 느끼지 못했으며,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와 운전석 무릎을 포함한 전체 7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등 안전성·안정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도요타 특유의 ‘부품 내구성’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연비도 12㎞/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 상대의 약점은 어디? 쏘나타의 최대 약점은 가격이다. 내비게이션 등 옵션을 적용한 최고급 모델의 가격은 3000만원을 넘어간다. 이전 모델에 견줘 200만~300만원이나 올랐다. 현대차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 기본 탑재 등 기본 성능을 높였기 때문에 비싸졌다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인다. 여기에 2.4ℓ 엔진에 풀옵션인 캠리가 3490만원으로 들어오며, 쏘나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쿠페와 중형 세단의 콘셉트를 섞으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불협화음도 문제다. 뒷 좌석 머리 공간이 지나치게 좁은 문제, 가속 때 엔진 반응 속도가 느린 문제 등이다. 고속 주행 때에는 자동변속기가 기어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캠리의 최대 약점은 신차가 아니란 점이다. 2010년형이긴 하나 2006년도에 내놨던 모델에서 큰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 시장에 내놓은 모델은 미국 출시 모델 가운데 최상위급인 ‘엑스엘이’(XLE)의 풀옵션인데도, 최근 신차들에 견줘 후방카메라 등 세심한 편의장비들은 부족한 편이다. 특히 내장 내비게이션은 ‘공업용’이라는 농담을 들을 정도로 세련되지 못했다. 처음으로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칫 ‘개성 없고 투박한 차’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내년까지 새로운 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업계에선 4년이 지난 만큼 새로운 모델의 출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소나타|화려하다 세련됐다 값이 비싸다 ■ ‘튀는’ 쏘나타 신형 쏘나타는 이전 모델이 갖고 있던 ‘패밀리카’로서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를 깨고 나섰다. 앞면 그릴에서 시작해 뒤트렁크까지 흐르듯 연결되는 선 등 차체를 온통 휘감은 선들이 ‘튄다’. 지붕 높이를 낮추고 뒷유리로 이어지는 선을 급격히 깎아 ‘4도어 쿠페’ 스타일을 내세웠다. 그러나 전폭이 넓어 가까이에서 보면 중형 세단의 느낌이 확실하다. 단순하면서도 운행 정보, 연비, 순간 연비까지 보여주는 대시보드 등 내부 디자인의 세심함은 고급 승용차에 못지않다. 중앙 조작판에는 내장된 내비게이션과 에어컨 등을 단추 몇 개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도 높였다. 시동을 넣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생김새도 그렇거니와 차체 무게도 줄었다기에 좀더 가벼운 느낌을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무겁게 움직인다. 그러나 한번 속도가 붙으니 앞으로 미끄러지듯 튕겨나갔다. 디자인뿐 아니라 주행에서도 쿠페 분위기를 풍긴다. 이전 모델과 같이 최대출력 165마력·최대토크 20.2㎏.m 성능을 갖춘 2.0ℓ 세타엔진이 쓰였지만,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가속할 수 있는 구간이 더 길어지는 등 주행 성능이 나아졌다. 처음 채용한 진폭 감응형 댐퍼(ASD) 덕분인지 고속 주행이 아니라면 차체의 떨림이나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는 국내 중형차 처음으로 2등급인 12.8㎞/ℓ를 인정받았다. 차의 뒤집힘을 막아주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VSC)와 운전석·동승석 에어백 등이 기본 제공된다. 그러나 측면·커튼 에어백은 옵션이다. ■ ‘모범생’ 캠리 캠리는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갖춘 모범 차라 할 수있다. 옆구리에 곧게 뻗은 직선 등 군더더기 없이 시원한 겉모습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한 모범생 이미지를 드러낸다. 화려한 곡선들로 치장한 쏘나타에 견줘 단단하고 다부진 느낌이다. 차 크기는 쏘나타보다 조금 작은데도 무게는 100㎏ 더 나간다. 듣던 대로 겉모습처럼 주행 성능 또한 탄탄했다. 출발과 동시에 가속페달을 지그시 밟자 별다른 변속 충격 없이 8~9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했다. 최대출력 175마력·최대토크 23.6㎏.m 성능을 갖춘 2.5ℓ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의 힘이다.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과속과 코너링에는 약하다’는 평을 들었는데, 실제론 그리 큰 약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 주행하며 차선을 변경하거나 커브를 틀 땐 차가 출렁이는 느낌이 약간 있었으나, 쏘나타보다는 덜한 듯 느껴졌다. 두 차종 모두 전륜 서스펜션으로 맥퍼슨 스트럿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정숙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100㎞/ℓ 이하로 달릴 때에는 엔진 소음이나 차체의 떨림을 거의 느끼지 못했으며,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조차 충격이 그리 크지 않았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와 운전석 무릎을 포함한 전체 7개의 에어백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등 안전성·안정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했다. 도요타 특유의 ‘부품 내구성’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연비도 12㎞/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 상대의 약점은 어디? 쏘나타의 최대 약점은 가격이다. 내비게이션 등 옵션을 적용한 최고급 모델의 가격은 3000만원을 넘어간다. 이전 모델에 견줘 200만~300만원이나 올랐다. 현대차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 기본 탑재 등 기본 성능을 높였기 때문에 비싸졌다고 설명하지만, 소비자들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인다. 여기에 2.4ℓ 엔진에 풀옵션인 캠리가 3490만원으로 들어오며, 쏘나타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쿠페와 중형 세단의 콘셉트를 섞으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불협화음도 문제다. 뒷 좌석 머리 공간이 지나치게 좁은 문제, 가속 때 엔진 반응 속도가 느린 문제 등이다. 고속 주행 때에는 자동변속기가 기어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캠리의 최대 약점은 신차가 아니란 점이다. 2010년형이긴 하나 2006년도에 내놨던 모델에서 큰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 시장에 내놓은 모델은 미국 출시 모델 가운데 최상위급인 ‘엑스엘이’(XLE)의 풀옵션인데도, 최근 신차들에 견줘 후방카메라 등 세심한 편의장비들은 부족한 편이다. 특히 내장 내비게이션은 ‘공업용’이라는 농담을 들을 정도로 세련되지 못했다. 처음으로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자칫 ‘개성 없고 투박한 차’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내년까지 새로운 모델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업계에선 4년이 지난 만큼 새로운 모델의 출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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