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등 알파벳+숫자 ‘일반적’
지명·동식물 이름서 짓기도
인기차종은 뒤에 프로젝트명
폴크스바겐 ‘바람 이름’ 이용
지명·동식물 이름서 짓기도
인기차종은 뒤에 프로젝트명
폴크스바겐 ‘바람 이름’ 이용
자동차 작명법
큐(KUE). 기아자동차가 연말께 내놓을 박스카 형태의 경차에 붙이려고 하는 차명이다. ‘기아 유틸리티 이모션’(KIA Utility Emotion)의 첫글자를 따와, 박스카로서의 다용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다. 차체 기반이 되는 ‘모닝’과는 전혀 다른 이름을 선택했다. 다만 닛산의 박스카 ‘큐브’(CUBE)와 이름이 비슷한 점 등 몇가지 이유로 최종 확정은 미뤄둔 상태다.
지난 1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큐브는 판매가격을 2190만원까지 낮춘 덕분에, 계약자가 이미 500명을 넘어섰다. 이름도 모양도 비슷한 ‘큐’와 ‘큐브’가 격돌하게 된 셈이다.
■ 알파벳·숫자 조합이 가장 흔해 ‘자동차 이름짓기’는 신차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작업이다. 신차의 콘셉트와 타깃층 등이 정해지면, 국내 상품팀이 작명작업을 총괄한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사내공모나 인터넷공모 등을 통해 모은 수백개의 이름을 올려놓고 그중에 몇개를 추려내는 식으로 차명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선 외국에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브랜드는 없는지 등도 꼼꼼히 따진다.
완성차 업체마다 독특한 작명법칙을 정해놓는 경우도 많다. 바람의 이름을 이용하는 폴크스바겐이 대표적이다. 바람은 힘있는 주행성능을 연상하게 만든다. ‘골프’는 멕시코 만류에서 부는 강한 북남풍의 별칭인 ‘걸프 스트림’에서, ‘제타’는 제트기류에서, ‘파사트’는 온화한 무역풍을 일컫는 독일어에서 따오는 식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국내에 최근 출시한 ‘투아렉’은 스포츠실용차로서의 강인함을 강조하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용맹한 부족으로 알려진 투아레그 부족에서 이름을 빌려왔다.
영문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하는 건 가장 흔한 방식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에스엠(SM)시리즈는 ‘삼성 모터 세단’(Samsung Motors sedan)의 약자에 차급에 따라 3, 5, 7을 붙인다. 기아차도 케이(K)시리즈로 세단명을 통일했다. 케이는 기아자동차(KIA)와 대한민국(KOREA), 키네틱(Kinetic·다이내믹한 역동성) 등의 첫째 글자를 의미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소형(Compact)의 ‘시’(C), 중형(Executive)의 ‘이’(E), 대형(Super Salon)의 ‘에스’(S) 뒤에 배기량에 따라 300, 350 등을 붙이고 있다.
■ 지명이나 동식물 이름 따기도 지명이나 동물·식물 이름도 차명에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시의 강렬한 태양을 뜻하는 ‘투싼’, 미국 로키산맥 남쪽 인디언 거주지역을 지칭한 ‘싼타페’, 이탈리아 나폴리 근처의 아름다운 항구 ‘쏘렌토’ 등 현대·기아차는 지명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지엠(GM)의 다목적차량 ‘올란도’도 디즈니월드로 잘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가족관광명소 지명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엠 쉐보레의 스포츠카 ‘콜벳 스팅레이(가오리)’나 포드의 ‘머스탱(야생마)’은 동물에서, 르노-닛산그룹의 친환경 전기자동차 ‘리프’(나뭇잎)는 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쏘나타나 그랜저처럼 장수하는 인기차종은 신차가 나와도 이름 걱정을 덜한다. 브랜드 가치 덕택에 모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대신 신차 개발 프로젝트명인 와이에프(YF), 엔에프(NF), 티지(TG) 등을 차명 뒤에 붙여, 구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반대로 한국지엠은 미국에서 팔리던 뷰익의 준대형 세단 ‘라크로스’를 들여오면서, 한국차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알페온’이란 새로운 브랜드명을 론칭했다. 최근엔 차명이 길어지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4륜구동차일 경우 콰트로(아우디), 4모션(폴크스바겐), 4매틱(벤츠) 등을, 친환경차일 경우엔 블루모션(폴크스바겐), 블루텍(벤츠) 등의 덧말을 붙이는 식이다. ‘쏘나타 터보 지디아이(GDi)’나 ‘벨로스터 DCT(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 팩’처럼, 내세우고 싶은 기술을 차 이름에 붙이는 것도 유행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시의 강렬한 태양을 뜻하는 ‘투싼’, 미국 로키산맥 남쪽 인디언 거주지역을 지칭한 ‘싼타페’, 이탈리아 나폴리 근처의 아름다운 항구 ‘쏘렌토’ 등 현대·기아차는 지명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지엠(GM)의 다목적차량 ‘올란도’도 디즈니월드로 잘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가족관광명소 지명에서 이름을 따왔다. 지엠 쉐보레의 스포츠카 ‘콜벳 스팅레이(가오리)’나 포드의 ‘머스탱(야생마)’은 동물에서, 르노-닛산그룹의 친환경 전기자동차 ‘리프’(나뭇잎)는 식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쏘나타나 그랜저처럼 장수하는 인기차종은 신차가 나와도 이름 걱정을 덜한다. 브랜드 가치 덕택에 모험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대신 신차 개발 프로젝트명인 와이에프(YF), 엔에프(NF), 티지(TG) 등을 차명 뒤에 붙여, 구모델과의 차별화를 꾀하기도 한다. 반대로 한국지엠은 미국에서 팔리던 뷰익의 준대형 세단 ‘라크로스’를 들여오면서, 한국차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알페온’이란 새로운 브랜드명을 론칭했다. 최근엔 차명이 길어지는 경향도 두드러진다. 4륜구동차일 경우 콰트로(아우디), 4모션(폴크스바겐), 4매틱(벤츠) 등을, 친환경차일 경우엔 블루모션(폴크스바겐), 블루텍(벤츠) 등의 덧말을 붙이는 식이다. ‘쏘나타 터보 지디아이(GDi)’나 ‘벨로스터 DCT(더블클러치 트랜스미션) 팩’처럼, 내세우고 싶은 기술을 차 이름에 붙이는 것도 유행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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