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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3500만원짜리 수입차, 수리비가 4200만원

등록 2011-07-26 20:38수정 2011-07-27 15:15

수입차 점유율 10%시대…서비스는 제자리걸음
한-EU FTA 발효됐지만 부품값 예전 그대로…수리비 국산차 3.5배
혼다의 스포츠실용차(SUV) ‘시아르-브이(CR-V)’2008년형을 모는 최아무개씨는 최근 ‘수리비 폭탄’을 맞았다. 교통사고로 차량 앞부분이 파손돼 대전에 있는 혼다코리아 서비스업체에 수리를 맡겼는데, 견적이 4254만원이나 나온 것이다. 시아르-브이 신차 판매가격은 현재 3290만~3790만원이다. 최씨는 “배(차값)보다 배꼽(수리비)이 더 큰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혼다코리아 쪽은 “차량 파손 정도, 부품 공수비용 등에 따라 수리비가 차값보다 많이 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밝혔다. 결국 최씨의 차량은 보험회사가 인수해 공매처분했고, 최씨는 국산차를 새로 구입했다.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수입차 판매대수는 5년 새 두 배가 늘어나, 올해 사상 처음 연간 1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 점유율도 10%를 넘어설 태세다. 하지만 부품값이나 수리비 등 서비스 만족도가 이런 판매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문제다.

26일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가 조사한 ‘수입차 수리비 지급현황’을 살펴봤더니, 2009년 한해 동안 손해보험사 11곳이 지급한 건당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277만7000원으로 국산차(79만6000원)보다 3.49배 높았다.

수입·국산차 건당 평균 수리비 비교/수입차 직영딜러 시간당 공임비
수입·국산차 건당 평균 수리비 비교/수입차 직영딜러 시간당 공임비

수입차 수리비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비싼 부품값에 있다. 외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순정부품의 가격은 관세와 운송비용 등이 덧붙여져 현지보다 2배가량 높아진다. 특히 지난 1일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유럽산 자동차부품 관세(8%)가 없어졌는데도 업체들은 예전 수준 그대로 부품가격을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이달부터 부품가격을 평균 4.6%가량 ‘찔끔’ 내렸을 뿐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부품 판매로 15~20%가량의 마진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산차보다 비싼 공임(인건)비에도 ‘거품’이 끼어있다. 1시간 정비할 때 적용되는 공임비의 경우, 수입차는 4만~5만5000원으로 국산차(2만2900원)의 갑절에 이른다.

한 수입차 정비소 관계자는 “수입차 정비가 국산차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수입차 업체나 보험사마다 공임비 산정기준이 ‘제멋대로’라고 지적한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 공식 정비업체들은 국토해양부가 공표하는 시간당 적정 평균 공임율을 따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어느 딜러사에 수리를 맡기느냐에 따라 견적이 천차만별로 나오기도 한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은 수리비를 부풀린 정비업체들을 적발하기도 했다.

수입차 업체들도 나름 대안을 모색중이다. 벤츠코리아는 수입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보험사와 딜러간에 수리비 표준정보를 확인해 정확한 견적을 낼 수 있도록 돕는 ‘아우다텍스’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도 올해 판매증대보다는 정비공장 확충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직영딜러를 통해 독과점 유통되고 있는 부품공급선을 다변화하고 부품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주문자상표생산방식(OEM)으로 국내에서 수입차 부품을 생산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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