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실용성·합리적 가격 ‘3박자’ 갖춰
사전계약 1200대 넘어 “월 판매 500대로”
사전계약 1200대 넘어 “월 판매 500대로”
“반응이 뜨거워서 월 판매 목표를 애초 300대에서 500대로 올려잡아야 할 것 같다.”
9일 서울 을지로 한빛미디어파크에서 열린 ‘큐브(CUBE)’ 공식 출시 행사에서 만난 엄진환 한국닛산 브랜드 마케팅 총괄이사의 말이다. ‘이효리차’로 유명한 큐브는 사전계약 물량이 5주 만에 1200대를 넘어섰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를 합쳐 국내 판매량이 월 300대 남짓에 불과한 한국닛산으로선 ‘놀라운’ 기록이다. 수입차 가운데 월 판매량이 500대를 넘는 모델은 베엠베(BMW)의 520디(d), 528, 메르세데스-벤츠의 이(E)300 정도뿐이다.
큐브의 돌풍은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선 바퀴 위에 박스를 올려놓은 듯한 독특한 디자인이 젊은층의 관심을 모았다. 사전계약 고객의 80%는 20~30대다. 여기에다 옆으로 여닫는 방식의 트렁크 문, 뒷좌석과 조수석까지 접어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 실용성도 더해졌다. 판매가격이 2190만~2490만원대로 경쟁 상대인 아반떼와 큰 차이가 없는 덕도 톡톡히 봤다.
이처럼 인기를 끄는 신차에는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5월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출시한 신형 제타는 1.6ℓ와 2.0ℓ 모델을 합쳐 첫달에만 645대가 팔렸다. 22.2㎞/ℓ(1.6 TDI 블루모션)에 이르는 높은 연비, 쏘나타보다도 넓은 트렁크(550ℓ), 3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이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큐브처럼 틈새시장을 노려 성공한 경우도 있다. 한국지엠(GM)의 경우, 다목적차량 올란도가 올해 출시된 신차 가운데 가장 좋은 판매성적을 거두면서, 미니밴과 스포츠실용차를 아우르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반면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라고 해서 반드시 국내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전세계 누적판매량 3700만대 기록을 갖고 있는 도요타의 코롤라는 지난 3월 국내 출시 이후 143대 판매에 그쳤고, 포드의 중형세단 퓨전도 올봄 출시 이후 고작 49대가 팔렸을 뿐이다. 밋밋한 디자인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한데다, 가격까지 높게 책정된 탓이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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