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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에어백 ‘성능 논란’ 운전자는 헷갈려

등록 2012-04-23 21:12수정 2012-04-23 21:44

토요타 캠리, 30% 비싼 ‘어드밴스트’ 광고
안전띠 착용땐 ‘디파워드’와 효과 차이 없이
현대·기아차도 일부 장착…공식 반박 꺼려
더 비싼 장치가 반드시 더 나은 안전을 보장할까?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 벌어지고 있는 ‘에어백 논란’은 이런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한국토요타자동차가 지난달 말부터 내보내고 있는 신형 캠리의 신문 광고에서 비롯됐다. 이 광고에는“값싼 2세대 디파워드 에어백을 적용할 수도 있었다. 대부분 차들이 그렇게 하니까. 에어백은 보이지 않는 거니까”“캠리는 동급 최고 4세대 어드밴스드 10 에어백을 적용했다”란 문구가 들어있다. 캠리에 가장 안정적인 에어백을 사용하고 있다는 단순한 상품 광고 같지만, ‘대부분 차가 그렇게 하니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내수용 차 대부분에 디파워드 에어백을 쓰고 있는 현대·기아차를 은근히 꼬집고 있다.

토요타의 선제 공격에 현대·기아차는 공식 반박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내심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에어백 기술만 10년 넘게 연구했다는 최형호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은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리가 있다”며 그 근거로 미국 연방 정부의 에어백 관련 규정의 변화 과정을 설명했다.

최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에어백 안전 기준은 1990년대 이후 두 차례 바뀌었다. 1996년 에어백 내부 팽창 압력을 기존보다 30%가량 낮추도록 한 데 이어 2003년께 충돌 속도 등에 따라 팽창 압력을 에어백이 자동 조절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1996년 규정 변경은 어린아이와 여성이 에어백에 부딪혀 상해를 입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조처였고, 2004년 규정 변경은 안전띠를 매지 않은 경우에도 에어백의 보호력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1996년 규정에 따른 에어백이 바로 디파워드 에어백, 2003년 규정이 적용된 에어백이 어드밴스드 에어백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 나라에선 모두 디파워드 에어백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며 “안전띠를 맨 상황이라면 디파워드나 어드밴스드 모두 보호 효과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량에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장착돼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나라에선 디파워드 에어백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이런 설명에 따르면,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돼 있는 국내에선 디파워드 에어백보다 30% 이상 비싼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비용대비 효용 면에서 과도한 보호 장구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공격을 당한 현대·기아차가 이러한 사정임에도 공식 반박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뭘까?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반박에 나설 경우 자기 발을 스스로 묶는 형국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고급 차종인 에쿠스와 제네시스에는 내수용에도 어드밴스드 에어백의 특징을 갖고 있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스마트 에어백)을 장착하면서 토요타와 마찬가지로 디파워드 에어백보다 진화한 에어백이라는 관점에서 홍보를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과장된 홍보를 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 탓을 하기도 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파워드나 어드밴스드 간의 보호력 차이는 크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더 낫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고급차에는 듀얼 스테이지 에어백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백 논란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비용 대비 효과 면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디파워드 에어백과 같거나 더 나은 성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음과 같은 제안을 내놨다.

“정부는 안전보조장치인 어드밴드스 에어백을 모든 차량에 의무 장착하도록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폐차할 때까지 쓰지도 않는 편의사양을 줄여 차 값의 군살을 빼야 한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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