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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전투기의 기술로 태어난 케이(K)9…” 안전할까

등록 2012-05-31 20:16수정 2012-06-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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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 첨단 안전장치 입는만큼 더 안전할까
현대차 등 6에어백·경사로 밀림방지 새 장치 선봬
‘안전성 향상’ 내세웠지만 뒤늦게 부품 개선 작업
전문가 “추가 장치 충돌 가능성 커져…오작동 우려”
“전투기의 기술로 태어난 케이(K)9….”

최근 출시된 기아자동차 ‘케이9’을 다룬 텔레비전 광고 중 하나인 ‘헤드업 디스플레이’편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광고를 본 한 대기업 홍보담당 임원은 농담삼아 이렇게 말했다. “케이9 탈 때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은 꺼야 하는 건가요?”

비행기 이착륙 때마다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 전자 기기 사용을 멈춰야 하는 것에 빗댄 말이다. 물론 케이9을 탈 때 그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자동차를 탈 때 특정한 전자제품 사용 금지가 ‘권장’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

자동차는 과연 좀더 안전해지고 있나? 완성차 회사들은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디자인과 엔진 성능 개선과 더불어 안전성 보강을 핵심 홍보꺼리로 삼는다. 안전성 향상의 근거로 주로 내놓는 것은 첨단 전자제어장치와 전자센서로 작동하는 새로운 안전장치 적용이다.

한 예로 지난해 말 출시된 기아차 레이의 판촉물에는 “최고의 안전성”이라는 문구 아래에 ‘6에어백’, ‘경사로 밀림방지장치’(HAC), ‘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VSM) 등의 부품 적용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첨단 안전장치가 탑승객의 안전을 보장할까. 전문가들은 단정지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좀더 정확히는 첨단 안전장치가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상치 못하는 사고 발생 가능성은 존재하거나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한 책임연구원은 “전자제어기술을 토대로 만든 안전시스템은 고유의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며 “양산 전까지 여러 환경과 조건 속에서 수차례 반복 테스트를 하지만 모든 오작동을 잡아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완성차나 부품회사 기술진은 소비자들로선 알 수 없는 고통에 종종 빠진다. 이미 판매된 차량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각종 오작동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대체로 비밀스럽게 진행된다. 공개되면 품질 논란으로 이어져 판매에 영향을 주는 탓이다. 실제로 현재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는 기아차의 레이 에어콘·엔진 제어장치 프로그램 수정 작업을 ‘은밀히’ 하고 있다. 에어컨을 켠 상황에서 후진 기어를 넣을 때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뒤늦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레이는 이미 2만5000대 넘게 팔렸다.

문제는 오작동의 원인 규명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기아차의 한 엔지니어는 “(전자제어장치의) 논리 구조를 만들 때 여러 변수를 상정하고 만드는데 오작동은 예상치 못하는 변수가 새로 나타났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새로운 변수가 무엇인지를 알기가 어렵기 때문에 수정이나 개선도 간단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는 소비자들이 종종 오작동을 경험하지만 이내 정상 작동하거나 정비소를 찾아가면 ‘문제없다’는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급발진 사고를 꼽을 수 있다. 보고 사례는 넘쳐나지만 단 한차례도 결함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재연이 안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면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치부하지만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며 “내부적으로는 급발진이 전자제어장치의 오작동에서 비롯됐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작동 발생 가능성은 좀더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자제어장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상호 통신 간섭이나 충돌이 빚어질 여지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급 세단 케이9에는 무려 90여개의 전자제어장치가 들어가있다.

한국지엠의 한 연구원은 “복잡해진 차량 내부 통신 흐름을 최적화시키기 위한 밑그림(레이아웃 설계)을 짜는 작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 엔지니어는 “제작 과정에서 상품성 개선 등을 이유로 새로운 전자장치가 추가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이러면 애초 짠 밑그림이 흔들리는 탓에 오작동 가능성은 커진다”고 말했다. 김필수 교수는 “전장부품 비중 확대는 밝은 측면과 어두운 측면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제조사들은 전장부품 확대 과정에서 나타나는 오작동이나 각종 오류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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