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스(DS)3
지난해 국내 시장에 나온 기아차의 ‘레이’와 일본 닛산의 ‘큐브’는 여러가지로 비교 대상이었다. 한발 늦게 나온 레이는 출시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큐브 따라하기”란 말이 나올 정도로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차로 소개됐다. 두 차량 모두 ‘박스카’라는 외형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차량을 타보면 유사성보다는 차별성을 더 느낄 수 있다. 엔진 배기량이 다르니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동력 성능은 제쳐 놓고라도, 디자인과 편의 장치만 본다면 큐브는 간단하고 단순한 반면, 레이는 경차답지 않은 각종 편의장치들로 화려한 구성을 갖고 있었다. 취향에 따라 큐브의 단순함에 빠져들 수도, 레이의 첨단 편의장치에 매료될 수도 있겠다 싶다.
지난 1~4일 나흘간 디에스(DS)3을 시승했다. 프랑스 시트로앵이 만들고, 한불모터스가 수입해 지난달 출시한 차다. 굳이 따지자면 디에스3은 레이보다는 큐브에 가까운 차다. 큐브처럼 군더더기 없는 내부 구성을 갖췄다. 공조장치(에어컨)나 오디오 조정을 위해 사용설명서를 찾아볼 필요가 없다. 특히 중앙부에 위치한 연비와 주행거리 등 기본 주행정보 표시 액정도 깔끔함을 더했다. 이런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덕택에 값싼 직물 시트에다 내비게이션과 선루프가 없는 점도 편의장치 부족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소형차 특유의 실용성으로 느껴진다.
실내 공간은 소형차임을 고려하면 좁지 않다. 특히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타도 비좁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디에스3과 간혹 비교되는 독일 베엠베(BMW)의 ‘미니’에 견줘 전고가 73㎜ 높고, 전장과 전폭 모두 각각 미니보다 227㎜ 길고, 37㎜ 넓다.
외형은 큐브보다 훨씬 우아하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처럼 동글동글한 외형을 보이는데, 인피니티가 울룩불룩한 남성적 이미지라면 디에스3은 여성적인 곡선을 뽐낸다. 그러고 보니 디에스의 어원은 프랑스어로 ‘여신’이란 뜻인 ‘Deesse’에서 따왔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아마도 국내 도로 위에 달리는 자동차 중에 손꼽힐 만큼 우아한 외형이다.
주행 성능은 어떨까. 시승기간 중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충남 아산까지 왕복 260㎞ 거리를 달려봤다. 가족을 태우고 안정적으로 운전하기에 무리가 없겠다 싶었다. 하지만 고속 주행은 부담이 따랐다. 계기판 속도계가 시속 140㎞를 지나니 차체 떨림도 느껴졌고, 가속감은 뚜렷하게 떨어졌다. 배기량 1.6ℓ 가솔린 엔진에다 4단 자동변속기의 한계다. 주행 성능만 놓고 보면 큐브(배기량 1.8ℓ·가솔린)와 엇비슷하고, 독일 폴크스바겐 골프나 제타(배기량 1.6ℓ·디젤)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생각이다. 연비는 일산~아산 구간에서 11.1㎞/ℓ 나왔다. 공인연비 13.8㎞/ℓ에는 미치지 못했다. 가격은 2990만원(1.6 VTi SO CHIC 기준)이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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