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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한국시장 친환경·다운사이징 흐름 중심에 설 것”

등록 2012-06-13 20:34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수입차 시장 울타리 넘어서
1%인 내수시장 비중 늘릴 것
현대차 ‘외형 대신 수익 개선’
라이벌이지만 바람직한 전략
“범이요? 아니요. 달리는 말에 올라 있죠.” 그는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내내 거침이 없었다. 2005년 법인 설립 이후 500% 이상 고성장하는 모습에 빗대 “요즘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 같다”고 농을 던지자 “범은 컨트롤 할 수 없잖아요”라며 이렇게 받아쳤다.

박동훈 폭스바겐(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을 12일 서울 청담동 본사 사옥에서 만났다. 그에게 인터뷰를 제의한 것은 폴크스바겐이 수년째 부쩍 성장을 하고 있어서만은 아니었다. 수년 내 현대·기아차를 긴장시킬 정도의 존재감을 드러낼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소형차에서 대형차까지 모두 19개 모델을 갖고 있고, 모두 고른 판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내수 시장에 암묵적으로 형성돼 있는 토종 브랜드 시장과 수입차 시장의 분리 사고 경향부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폴크스바겐이 잘나간다고 하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가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수입차 시장만 따로 떼어내 점유율을 논하는 것은 가상의 숫자를 가지고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는 폴크스바겐이 전체 내수 시장에서의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니 과대평가는 말아달라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 뒤이은 말에 곧 진의가 드러났다. 박 사장은 “그랜저나 쏘나타에 싫증을 느낀 고객들이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대를 갖고 있는 모델은 사실상 폴크스바겐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3000만원 초반대인) 골프와 견줄 수 있는 수입차 모델은 국내에 없다”고 덧붙였다. 폴크스바겐이 현대·기아차를 대체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 수입차 시장이란 울타리에 머물고 있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현재 내수 시장은 세가지 뚜렷한 흐름이 있다. 친환경차, (엔진) 다운사이징, 독일차”라며 “이 모든 흐름의 중심에 폴크스바겐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1987년) 시장 개방 이후 수입차 시장은 (배기량 기준으로) 역피라미드 구조에서 항아리 구조로 바뀌고 있다. 다시 중형차 시장이 포화에 이르게 되면, 결국은 피라미드 구조로 변화할 것이다.” 이런 변화 과정의 중심에 폴크스바겐이 서 있다는 것이다.

이런 자신감은 폴크스바겐의 그간의 성장세나 보유하고 있는 라인업에 기초한 것이지만, 박 사장 개인의 독특한 캐릭터도 한몫하는 듯했다. ‘2005년 한국법인 설립 직후 디젤과 해치백으로 승부를 걸 때 두려움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그는 시장 분석 등 철저한 사전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이렇게 좋은 폴크스바겐의 디젤 엔진을 한국 소비자들이 모르고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 디젤과 해치백의 성공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영업사원들에게 폴크스바겐의 품질에 자부심을 가질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며 “직원들 ‘의식화 작업’에 많은 시간을 쓴다”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물었다. 그는 “장기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폴크스바겐과 맞설 수 있는 브랜드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해 보인다. 일본 브랜드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 사장은 “작년에 현대차가 연간 생산 능력을 700만대 이상 늘리지 않는다고 발표했을 때, 현대차가 도요타의 전철은 밟지 않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외형 성장 대신 수익성 개선 쪽으로 사업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거칠 게 없어 보이는 박 사장이 예상하는 폴크스바겐의 향후 모습은 뭘까. 그는 “일본에선 폴크스바겐이 연 5만대 이상 판다. 수입브랜드 중 1위”라며 “우리도 몇 년 뒤엔 그만큼 판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폴크스바겐은 국내에서 1만2000대를 팔며 베엠베와 벤츠에 이어 수입브랜드 3위에 올랐다. 그의 말대로라면 4~5년 안에 또다시 현재의 3~4배 성장을 한다는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사진 폭스바겐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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