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가격 인하 등 공격적 마케팅
전체시장 점유율 미미하지만 상승세
전체시장 점유율 미미하지만 상승세
하이브리드차가 디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아니었지만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애초 하이브리드차와 디젤차 모두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부각됐다. 이들 차는 기름이 필요 없는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등 미래형 차가 양산되기 전 중간 단계로서 경제성과 안전성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수 시장은 디젤차 일방향으로만 흘렀다. 이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유가가 치솟기 전인 불과 5년 전만 해도 당시 수입 자동차 시장의 맹주는 가솔린차였지만, 현재는 디젤 비중이 전체 시장의 절반에 육박한다. 디젤을 앞세운 독일차들의 힘이 거셌던 덕택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고유가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가솔린차의 대안으로 디젤차를 선택했다”며 “디젤의 고질적 약점인 소음이나 유해가스 문제 등이 크게 개선된 것도 디젤차 대중화가 가능했던 배경”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통계를 보면,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수입차 시장에서 가솔린 비중은 82.5%에 이르렀지만, 지난 8월 현재 디젤차 비중은 49.3%를 찍어 5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디젤차의 승승장구에 숨죽여오던 하이브리드차 진영도 최근 들어 심상찮은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는 424대로 전체 시장에서 3.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3개월이 흐른 지난달에는 하이브리드 점유율이 4.1%까지 치고 올라왔다. 전체 시장 기준으로 보면 미미한 비중이나, 하이브리드에 대한 재발견이 소비자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디젤과 하이브리드 경쟁 구도를 달리 말하면 독일차와 일본차 간의 경쟁”이라며 “도요타가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인식도 재조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도요타가 최근 렉서스 이에스(ES)를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 가격을 가솔린 모델보다 더 낮게 책정한 것을 놓고 디젤과 하이브리드 간 제2라운드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에스 시리즈는 렉서스 모델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던 차종으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을 가솔린보다 100만원가량 낮은 5530만원(기본형 기준)으로 책정했다. 통상 하이브리드 모델은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200만~300만원이 비싸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사장은 이에스 출시 당시 “독일 브랜드와의 대결에서 일대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국토요타 쪽은 이에스 하이브리드 경쟁모델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인 베엠베(BMW)의 디젤 모델인 520디(d)로 설정하고 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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