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 주요 외신들 보도
경유차 이은 추가 조작 파문 확산
경유차 이은 추가 조작 파문 확산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이 자사가 판매한 80만대의 자동차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문제의 차종에 가솔린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디젤차를 넘어 가솔린차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3일(현지시각) 자사 누리집에 올린 성명에서 “내부 조사를 통해 차량 80만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과 관련해 ‘설명되지 않는 불일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일로 경제적 손실이 20억유로(약 2조5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문제가 발견된 차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확인된 문제는 차량 안전에는 손상을 주지 않는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영국 <비비시>(BBC) 등 주요 외신들은 “폴크스바겐이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부정’이 있었음을 발견했다”며 “문제가 있는 차량은 유럽 내 폴크스바겐·아우디·슈코다·세아트 브랜드 모델이며, 대부분 2000㏄ 이하 디젤차이지만 가솔린엔진이 들어간 차량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가 있기 전날인 2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00㏄ 이하 디젤엔진뿐 아니라 3000㏄ 엔진을 탑재한 일부 차종에서도 시험 과정에서만 질소산화물(NOx)을 적게 배출하는 ‘눈속임’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폴크스바겐은 전세계에서 판매된 950만대의 디젤차에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됐음을 인정하고 리콜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추가 조작 의혹에 이어 이번에 일부 휘발유차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돼 파장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처음부터 이번 사안을 명확히 규명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통스러운 과정이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악재가 이어지면서 폴크스바겐은 본국인 독일에서마저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이날 독일연방자동차청(KBA) 발표를 인용해 “(독일 시장에서) 10월 신규 등록 차량 수가 줄어든 독일 완성차 업체는 폴크스바겐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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