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시 플레저’ 열풍과 함께 체중관리 필요성이 커지는 휴가철이 도래하면서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씨유 제공
30대 직장인 이한나씨는 편의점에서 음료나 과자 하나를 살 때도 성분과 칼로리부터 체크한다. 이씨는 “단순히 체중조절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몸을 챙기기 위해 노력해서 만든 습관”이라며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탄산음료는 제로칼로리, 커피도 저녁 땐 무카페인만 골라 마신다”고 말했다.
최근 2030을 중심으로 건강관리도 즐겁게 하는 ‘헬시 플레저’ 열풍이 불면서 유통업계도 무알코올, 저칼로리, 글루텐프리 등 첨가물을 최소화한 ‘로(Low) 푸드’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상품 판매가 크게 늘면서 업계엔 “뺄수록 잘 팔린다”는 말이 공식으로 자리잡았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위메프는 6월 한 달 동안 로 푸드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크게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제로칼로리 탄산음료 판매량은 396% 늘었고, 무카페인 제품은 96%, 커피 대체품으로 떠오른 보리커피와 콤부차는 각각 589%와 221% 급증했다. 인터넷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무려 1816%나 늘었다. 간식류로는 저칼로리 과자(635%), 밀가루 없이 만든 글루텐 프리(3768%) 제품의 판매량이 껑충 뛰었다.
유가공 제품에서도 로 푸드가 강세를 보였다. 무염 버터와 무지방 우유 판매량이 각각 30%와 114% 증가했고, 발효유 시장에서도 무가당 요거트 판매량이 78%나 늘었다.
‘헬시 플레저’ 열풍이 불면서 무알코올, 저칼로리, 글루텐 프리 등 첨가물을 최소화한 ‘로(Low) 푸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위메프 제공
간편식과 간식을 주로 판매하는 편의점에서도 로 푸드가 대세다. 편의점 씨유(CU)는 최근 3개월 아이스크림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탕 함량이 일반 파인트 아이스크림 대비 20%에 불과하고, 칼로리 역시 3분의 1 수준인 ‘라라스윗’의 경우, 전월 대비 매출 신장률이 5월엔 56.6%, 6월엔 72.4%, 이달(1~18일)에는 무려 120.7%에 달했다. 2분기(4~6월) 탄산음료 등 제로 칼로리 음료의 매출 역시 직전 분기에 견줘 86.4%나 뛰어올랐다. 계절적 요인을 뛰어넘는 증가세다. 비지에프(BGF)리테일 스낵식품팀 신은지 엠디는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월간 톱5에 든 것은 씨유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름철 저칼로리 식품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거치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데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체중 관리에 나선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위메프 관계자는 “엠제트 세대를 중심으로 맛뿐 아니라 건강을 꼼꼼히 따지는 ‘체크슈머’가 늘고 있다”며 “어다행다(어차피 다이어트할 거면 행복하게 다이어트하자)는 말이 유행하면서 로 푸드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유통업계도 설탕 대신 대체당을 사용한 커피, 현미밥과 곤약을 압축한 건강 바, 식물성 요거트, 글루텐 프리·저당 마카롱, 저칼로리 프로틴 어묵바, 제로 에너지음료 등 로 푸드 아이디어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