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출력” 엔진 과장광고, 현대·기아 “10만원씩 보상”

차를 팔면서 엔진 출력을 실제보다 부풀려 광고한 자동차 회사들이 차를 산 소비자들에게 할인 방식으로 10만 원씩을 돌려주기로 했다.

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이하 10년타기연합)은 최근 현대·기아차 쪽과 2000년 1월~2001년 6월 사이에 출시된 차량을 구입한 이들에게 새 차를 살 경우 10만 원씩의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당시 판매된 두 회사 차량은 현대차가 50만대, 기아차가 36만대이다. 여기에 보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대우차까지 포함하면 잠재적인 피해보상 차량은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쪽은 “피해 보상을 받으려면 당시 구입한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또 새로 차를 구입할 때만 신청이 가능해, 실제로 보상을 받으려는 사람은 2만 명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차량은 현대차의 경우 베르나, 아반떼엑스디, 이에프쏘나타, 티뷰론, 트라제, 싼타페, 그랜저엑스지, 그레이스, 포터 초장축 등 10개 차종이고, 기아차는 리오, 스펙트라, 카렌스, 크레도스2, 엔터프라이즈, 레토나, 스포티지, 카니발 등 8개 차종이다. 이들 차량을 산 소비자들은 10년타기연합 홈페이지(carten.or.kr) 또는 우편을 통해 할인 쿠폰을 신청하면 된다.

당시 자동차 회사들은 실제보다 최고 13.7%까지 엔진 출력을 높여 표기해 놓고 ‘동급 최강’ ‘최고 출력’ 따위의 문구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친 바 있다. 10년타기연합은 지난해 현대차가 미국에서 엔진 출력을 과대 표시한 자동차를 구매한 개인에게 1인당 25~225달러의 할인 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국내에서도 동등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고발과 함께 소비자 피해보상 소송에 나섰다.

한편, 10년타기연합은 자동차 회사들을 상대로 지난해 5월 공정위에 냈던 ‘엔진출력 과대표기’ 고발은 이번 합의로 취하했으며, 보상에 합의하지 않은 지엠대우차에 대해서는 별도의 피해보상 절차를 밟기로 했다. 지엠대우 쪽은 “당시 차를 생산 판매한 곳은 대우차 법인이어서 사후에 인수한 지엠대우에서 법적으로 책임질 일은 없다”고 밝혔다.

홍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