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와 가격 변동 추이
8년 만에 처음…미국산 수입재개 영향
올 2분기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8년만에 동반 하락했다. 저렴한 미국산 쇠고기가 값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올해 2분기 국내산과 수입산 쇠고기 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3.7%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6.9%나 떨어졌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함께 떨어진 것은 1999년 1분기 이후 8년여만이다. 국내산 쇠고기는 2005년 2분기(-2.2%) 이후 가장 큰폭으로 하락했고, 수입산 쇠고기는 2001년 2분기(-4.8%)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돼지고기는 96년 2분기(-9.5%) 이후 11년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농수산물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실제로 한우 1등급 등심의 소매 가격은 지난해 7월 500g당 평균 3만4108원에서 지난 5일에는 3만2328원으로 내려갔고, 한우 1등급 불고기의 가격은 같은 기간 2만390원에서 1만5982원으로 하락했다. 오스트레일리아산 냉장 등심과 냉장 불고기의 가격은 지난해 7월 각각 2만1510원과 6870원에서 지난 5일에는 2만521원과 6179원까지 내려갔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같은 기간 8451원에서 7656원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국내 유통 축산물 값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때문으로 풀이된다. 값싼 미국산 쇠고기 유통이 경쟁을 불러, 오스트레일리아산과 국내산 쇠고기 값 하락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돼지고기 수요까지 끌어당기면서 돼지고기 값 하락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갈비 등 뼈있는 미국산 쇠고기까지 수입되면 동반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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