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 “노인 일자리 창출·역모기지론 늘려야” 소비 심리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다. 특히 소비자들은 고용 불안과 조기 퇴직 등에 따른 노후 불안 때문에 소비는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소비를 살리려면 전반적인 경기 대책과 함께, 노인 일자리 창출, 역모기지론 도입 등 노후 생활을 든든히 해줄 수 있는 대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10일 통계청이 내놓은 ‘2004년 12월 소비자전망조사’ 를 보면, 향후 6개월 뒤의 경기와 생활형편, 소비지출 등의 기대감을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85.1로 전달보다 1.5 떨어졌다. 이 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8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의미고, 100 아래면 그 반대다. 항목별 기대지수를 보면, 경기 지수가 74.2, 생활형편 지수가 89.8, 내구소비재(가구, 승용차 등) 구매지출 지수가 82.5 등으로 대부분 부정적이다. 소득계층별로 봐도 대부분 계층에서 소비자기대지수가 떨어졌는데, 다만 월 평균 소득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은 88.7에서 93.1로 석달만에 상승 반전해, 비록 100을 밑돌기는 하지만 주목되는 변화를 보였다. 반면에 저축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6개월 전과 비교해 ‘저축이 늘었다’는 응답 비중이 14%로 전달보다 1.2%포인트 늘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낸 ‘노후 불안과 소비 부진’ 보고서에서, “고령화가 빨리 진전되는 가운데 조기 퇴직과 청년 실업 등의 영향으로 노후 생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노후 불안이 중산층 이상의 소비 자제로 이어지면서 사상 최장의 소비 침체를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의 ‘2004년 4분기 소비자태도조사’ 결과, 현재의 소비를 줄여 노후에 대비하는 가구가 86.3%에 이르며, 노후 대비에 월 소득의 10% 이상을 쓰는 가구도 25%나 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청·장년층의 노후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노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개인들의 경제적 수명을 연장시키고, 임금피크제와 역모기지론 등을 확산시켜 노후 생계를 안정시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보장하되 마지막 몇년간의 임금을 줄이는 것이고, 역모기지론은 집을 담보로 노후 생활비를 빌려쓰는 제도이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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