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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5 18:47 수정 : 2005.04.05 18:47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폰앤펀(phone & fun) 노량진점에서 한 여성고객이 도우미의 안내를 받으며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바로 인화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LGT ‘폰앤펀’ 40~50대 발길 줄이어

엠피3·벨소리 ‘맘껏’ 휴대폰 살균까지

“실감 체험뒤 사세요” 새 마케팅 인기

“‘모맹’ 탈출 기회를 드립니다.”


이동통신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다. 단말기 보조금이나 경품 따위로 고객을 유인하던 데서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 제공해 찾아오게 하는 전략을 펴는 곳이 늘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 단계로 진입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게 엘지텔레콤의 ‘폰앤펀(Phone & fun)’이다. 손 때 없고 휴대폰 살균 서비스와 ‘모맹 탈출’을 앞세워 이동통신 소비자들을 찾아오게 하고 있다. 특히 40~50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40~50대 아저씨들 환영=5일 오후 서울 노량진역 건너편에 있는 엘지텔레콤의 이동통신 체험공간 폰앤펀. 이동통신 전시장 같은 분위기다. 안으로 들어서자, 입구 오른쪽에서 학생 몇이 둘러서서 단말기에 뭔가를 뿌리고 수건으로 닦기는 반복한다.

휴대폰에 낀 때와 세균을 제거하고 있다고 했다. 휴대폰은 손으로 들고 다니면서 사용해 틈새마다 손 때가 끼게 마련인데, 손 때와 세균을 간단히 제거하고 광택과 향기까지 더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으로 이용자들을 찾아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단말기에 전용 세척액을 뿌린 뒤 고압 공기로 때를 제거하고 수건으로 남은 물기를 닦아내자, 새 것 같은 느낌이 되살아난다. 전자렌지 모양의 살균기에 넣었다 빼면 세균까지 제거된다. 박승환 엘지텔레콤 남부지점 과장은 “경쟁업체 가입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곳에 가면 엠피3 파일을 무제한 듣고, 다시 듣고 싶은 것은 휴대폰에 받아갈 수도 있다. 컴퓨터로 엠피3 파일을 골라 듣다 마음에 들면 옆에 달린 연결장치를 사용해 휴대폰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잘 모르겠으면 옆에 항상 대기하고 있는 ‘모바일자키’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

이 곳에서는 엘지텔레콤이 가입자들에게 주는 단말기도 모두 사용해볼 수 있다. 벨소리와 통화대기음도 들어보고 무료로 받아갈 수 있다. 카메라폰에 찍힌 사진을 뽑아주는 자동 인화기도 설치돼 있다.

엠피3, 휴대폰 살균, 벨소리 등은 모두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커피도 무료로 제공된다. 하지만 사진을 인화할 때는 장당 1천원을 내야 한다. 메모리, 줄, 헤드셋 등 휴대폰 악세사리도 싸게 판다.

즐겨보고 맘에 들면 가입=이동통신 판매점들은 대부분 이동통신 3사 것을 다 취급한다. 판매점 직원들은 나름대로의 경험에 따라, 고객이 찾아오면 먼저 에스케이텔레콤 가입을 권하고, 다음에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 순으로 권한다. 따라서 손님이 찾아와도 엘지텔레콤 차지가 되기란 쉽지 않다.

엘지텔레콤은 이런 처지를 벗어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폰앤펀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폰앤펀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최신 휴대폰에 들어있는 기능을 체험한 뒤 마음에 들면 가입하게 하는 방식이다. 남용 엘지텔레콤 사장은 “이동통신 이용자 가운데 80% 정도는 카메라폰과 엠피3 같은 기능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며 “폰앤펀은 이동통신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먼저 직접 체험해본 뒤 가입을 결정하게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곳에는 40~50대 이상들도 많이 찾아온다. 박승환 과장은 “할아버지가 엠피3 파일을 들어본 뒤 가입하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며 “나이가 많을수록 가입율이 높다”고 말했다.

새로운 이동통신 유통망=체험 공간을 운영해 가입자를 모으는 이동통신 마케팅은 영국의 이동통신사 오렌지에서 시작됐다. 오렌지는 ‘오렌지샵’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단말기를 체험하게 하는데, 방문객의 80% 가량이 가입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본 이동통신 업체들도 대리점을 체험공간이자 휴식공간이며 만남의 장소로 바꾸고 있다. 예컨대 가족식당이나 커피판매점 한켠에 이동통신 체험공간을 만들어 기다리면서 체험해보게 하고, 원하면 가입도 받아주는 곳이 많다.

엘지텔레콤은 “남용 사장이 영국 출장을 갔다가 오렌지샵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폰앤펀 전략을 만들었다”며 “현재 30개인 폰앤펀 매장을 연말까지 110개, 2007년까지 38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성격의 공간은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로 티티엘존, 드라마존이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체험공간이라기보다는 쉼터에 가깝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끌어오는 기존 마케팅 방식에서는 이동통신 업체들이 대리점을 먹여살리느라 허리가 휠 수밖에 없다”며 “폰앤펀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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