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10대 히트상품
삼성경제연 ‘2007 히트상품’으로 본 소비자 심리
차이나펀드·비비크림 ‘실용’…무한도전·원더걸스 감성 자극
IT상품은 ‘기대 이하’ 탈락…“예상 못한 즐거움 더욱 선호” 올 한해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과 트렌드에 열광했을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연구원과 외부 전문가, 온라인 회원 등 1만1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2007년 10대 히트상품’을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10대 히트상품에는 인터넷 손수제작물(UCC), 차이나펀드,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과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사극 드라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옥수수수염차, 원더걸스, 피부보호제 비비(BB)크림, 포도주 등이 꼽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재산과 건강, 정서 등에 대한 욕구를 고루 관리하려는 소비 패턴이 갈수록 확연해지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 어떤 게 튀었나?=올해는 무엇보다 문화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텔미 열풍’을 일으킨 원더걸스를 비롯해,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의 사극 드라마, 문화방송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등이 무더기로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해마다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첨단 정보기기 제품들은 단 하나도 순위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슬림 휴대전화와 평판 텔레비전, 2005년에는 위성 디엠비(DMB)폰, 네비게이션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미국의 비슷한 조사(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서 애플의 아이폰, 델의 20인치 데스크톱 피시, 브라운 면도기 등이, 일본에선(종합광고회사 덴쓰) 닌텐도의 새 게임기 2종류가 1·2위를 휩쓴 것과 비교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첨단 정보기술 제품의 경우 무언가 확 다른 혁신제품이 아닌 이상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시 활황으로 재테크용 금융상품은 선진화·다양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부동산(판교 신도시)이 순위 밖으로 밀려난 반면, 차이나펀드(2위)로 대표되는 간접투자상품과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상위권에 올랐다. 금융 소비자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직접 관리에 따른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선진국형 소비 행태가 뚜렷해진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 무엇에 열광했나?=히트상품으로 본 소비 패턴의 열쇳말은 ‘자연스러움’이다. 이른바 ‘웰빙 상품’ 중에서도 얼굴 부기 완화제(옥수수수염차·7위)나 피부보호제(비비크림·9위) 등 간단한 건강·미용 제품들이 인기를 끈 것이 좋은 사례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누리꾼 사이에 ‘생얼’ 열풍이 인 것에서 보듯, 성형수술이나 짙은 메이크업 등 인위적인 것에 실증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화상품도 자연스럽고 솔직한 재미가 담긴 콘텐츠들이 부상했다. 문화방송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각본없는 진행으로 출연진의 진솔한 모습을 가감없이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원더걸스 역시 꾸밈없고 솔직한 복고춤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이민훈 연구원은 “철저한 기획에 의한 문화상품보다는 리얼리티가 강한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손수제작물(UCC) 열풍이나, 세계 무대에서 개성과 자신감을 보여준 김연아·박태환 선수의 인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IT상품은 ‘기대 이하’ 탈락…“예상 못한 즐거움 더욱 선호” 올 한해 소비자들은 어떤 상품과 트렌드에 열광했을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연구원과 외부 전문가, 온라인 회원 등 1만1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2007년 10대 히트상품’을 선정해 17일 발표했다. 10대 히트상품에는 인터넷 손수제작물(UCC), 차이나펀드,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과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사극 드라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옥수수수염차, 원더걸스, 피부보호제 비비(BB)크림, 포도주 등이 꼽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재산과 건강, 정서 등에 대한 욕구를 고루 관리하려는 소비 패턴이 갈수록 확연해지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 어떤 게 튀었나?=올해는 무엇보다 문화상품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텔미 열풍’을 일으킨 원더걸스를 비롯해, ‘대조영’ ‘태왕사신기’ 등의 사극 드라마, 문화방송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 등이 무더기로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해마다 히트상품 반열에 오른 첨단 정보기기 제품들은 단 하나도 순위에 들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슬림 휴대전화와 평판 텔레비전, 2005년에는 위성 디엠비(DMB)폰, 네비게이션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미국의 비슷한 조사(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에서 애플의 아이폰, 델의 20인치 데스크톱 피시, 브라운 면도기 등이, 일본에선(종합광고회사 덴쓰) 닌텐도의 새 게임기 2종류가 1·2위를 휩쓴 것과 비교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첨단 정보기술 제품의 경우 무언가 확 다른 혁신제품이 아닌 이상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시 활황으로 재테크용 금융상품은 선진화·다양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부동산(판교 신도시)이 순위 밖으로 밀려난 반면, 차이나펀드(2위)로 대표되는 간접투자상품과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상위권에 올랐다. 금융 소비자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면서도 직접 관리에 따른 스트레스를 피하려는 선진국형 소비 행태가 뚜렷해진 것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 무엇에 열광했나?=히트상품으로 본 소비 패턴의 열쇳말은 ‘자연스러움’이다. 이른바 ‘웰빙 상품’ 중에서도 얼굴 부기 완화제(옥수수수염차·7위)나 피부보호제(비비크림·9위) 등 간단한 건강·미용 제품들이 인기를 끈 것이 좋은 사례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누리꾼 사이에 ‘생얼’ 열풍이 인 것에서 보듯, 성형수술이나 짙은 메이크업 등 인위적인 것에 실증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화상품도 자연스럽고 솔직한 재미가 담긴 콘텐츠들이 부상했다. 문화방송의 오락프로그램 ‘무한도전’은 각본없는 진행으로 출연진의 진솔한 모습을 가감없이 전달해 좋은 반응을 얻었고, 원더걸스 역시 꾸밈없고 솔직한 복고춤으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고 연구소는 평가했다. 이민훈 연구원은 “철저한 기획에 의한 문화상품보다는 리얼리티가 강한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 스스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손수제작물(UCC) 열풍이나, 세계 무대에서 개성과 자신감을 보여준 김연아·박태환 선수의 인기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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