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스오버 국산차 10여종 넘어
카이런등 ‘SUV+승용차’ 새 흐름
수입차도 국내시장 공략 잰걸음 자동차 시장에도 경계를 허무는 시도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승용차와 미니밴, 지프, 픽업트럭, 레저용 차량(RV) 등의 특장점을 결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 차량’은 2000년대 들어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통합형 차량은 앞으로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와 접목해 진화를 거듭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진화하는 스포츠실용차 “세단이 울고 간다. ” 쌍용자동차가 지난 8일 내놓은 승용형 스포츠실용차(SUV) ‘카이런’의 광고 문구다. 스포츠실용차량임에도 승차감과 정숙성이 기존 승용차 뺨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쌍용차 쪽은 “기존 스포츠실용차의 기본 특징인 네바퀴 굴림의 역동성을 그대로 간직한 채, 승용차의 정숙성과 스포츠 쿠페의 속도감 있는 디자인을 두루 겸비한 새로운 영역의 크로스오버 차”라고 말했다. 최근 등장하는 크로스오버 차량을 보면, 아래 쪽은 스포츠실용차의 강한 면모를 그대로 두면서 위 부분은 승용차의 특성을 살려 날렵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경향을 이루고 있다. 이종 차종간의 결합이라는 의미로 크로스오버 차를 해석하면, 국내에서만 10여종이 넘을 정도다. 화물 적재함을 갖춘 무쏘 에스유티(SUT)는 픽업트럭의 실용성에 스포츠실용차의 역동성을 가미한 차다. 승용과 미니밴, 스포츠실용차의 특성을 합친 로디우스는 기존 상용 목적의 미니밴에서 발전한 다용도 차량이다. ‘승용차 같은 레저용 차’를 표방한 현대차의 싼타페와 투싼, 기아차의 쏘렌토 역시 이종간의 접목으로 볼 수 있다. 서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해치백 스타일에 다목적 용도를 보탠 크로스오버형 승용차들의 인기가 높다. 기아차의 쎄라토와 프라이드 해치백도 서유럽 수출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크로스오버 차량에 속한다. 자동차 업계는 크로스오버 차량의 영역이 광범위한 점을 감안할 때 완성차 회사들의 개성과 각 차량의 특성을 드러내는 새로운 개념과 영역의 차종들이 시장에 두루 선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왜 크로스오버인가? 수입차 업체들도 앞다투어 크로스오버형 새차들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최근 국내 시장에 선보인 다임러크라이슬러의 ‘퍼시피카’는 세단의 승차감이, 포르셰의 ‘카이엔’은 스포츠카의 고성능이 돋보이는 차다. 볼보의 ‘XC70’은 세단과 왜건의 특징을 살려 뒷 좌석의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렉서스 ‘RX330’, 베엠베 ‘X5’와 ‘X3’, 폴크스바겐 ‘투아렉’, 벤츠 ‘M-클래스’ 등도 손꼽히는 차다. 인피니티의 ‘FX45’, 아우디의 ‘Q7’도 국내 상륙을 앞두고 있다. 정통 세단에 주력해온 베엠베가 승용차와 스포츠실용차, 스포츠 쿠페의 특성이 섞인 차를 만들고,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가 크로스오버형 차량 제조에 뛰어든 것은 여러 기능과 용도의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크로스오버 차량은 초기 두 가지 조합에서 세 가지 이상 뒤섞이는 추세”라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와 독특한 스타일링을 추구하려는 제작사의 의도가 결합돼 이런 차들이 당분간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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