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잠실점 사이에 있는 롯데월드쇼핑몰의 임차상인들이 최근 롯데 쪽의 요구로 나가거나 점포를 이전하고 있다. 21일 오후 문 닫은 한 점포의 셔터문 너머로 통로에 놓인 매대가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개보수 방침…재계약 해지
120곳 떠나고 60여곳 남아
120곳 떠나고 60여곳 남아
123층 규모의 제2롯데월드 신축 등 롯데그룹이 서울 잠실에 대규모 ‘롯데타운’ 조성을 추진중인 가운데, 롯데쇼핑이 잠실 롯데월드쇼핑몰에 세들어 있는 자영업자들을 모두 철수시키려고 해 해당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경제위기나 주변 아파트 재건축으로 임대료조차 내기 힘들 때는 영업을 계속해달라고 호소하더니, 이제 (롯데타운 조성과 주변 아파트 입주 등으로) 상권이 활성화되니 나가라고 하는 것은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롯데 쪽은 상가 개보수 뒤에도 계속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21일 현재, 잠실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사이 지하와 지상 1~2층의 롯데월드쇼핑몰에 세들어 영업하고 있는 상가는 모두 60여곳이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2009년 10월 노후 상가를 개보수해 직영매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임차상인들에게 재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120여곳의 점포가 나가거나 이전을 했고, 롯데 쪽은 지난해 8월 계약이 만료된 60여곳의 상인들을 상대로 가게를 비우라는 명도소송을 냈다.
쇼핑몰에서 14년 동안 가구점을 운영해온 김영자(임차상인 비상대책위원장)씨는 “아파트 재개발로 영업이 안 되던 2008년까지만 해도 롯데 쪽은 조금만 기다리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붙잡았다”며 “2009년 재개발 아파트 입주가 끝나고 상권이 활성화되자마자 나가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역세권에 지금과 같은 규모로 상가를 얻으려면 권리금만 3억원 가까이 되는데 무조건 나가라고 하면 상인들은 어디로 가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상인들은 롯데가 그동안 매달 3만원씩 광고비를 거둬간 뒤 이를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고, 영업점포들의 공유공간인 통로에 임의로 판매대를 설치해 이중으로 임대료 수입을 올렸다며 광고비 등에 대한 반환소송을 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새로 개보수하는 공간은 백화점 확장 등으로 용도가 바뀌기 때문에 기존 상인들에게 임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광고비 문제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미 조사해 무혐의 결정을 받은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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