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사원(위 왼쪽 사진)과 웅진코웨이의 방문판매사원(위 오른쪽)이 상품을 설명하고 있다. 방문판매 되는 풀무원 이씰린의 ‘화이트닝 퍼스트 세럼’(아래 왼쪽)과 웅진코웨이 리엔케이의 ‘타임 랩 라인’ 제품(아래 오른쪽). 각 회사 제공
단말기 들고 1대1 고객관리
작년 매출 규모 24% 늘어
아모레 고정고객 300만명
‘방판 강자’ 웅진도 도전장
작년 매출 규모 24% 늘어
아모레 고정고객 300만명
‘방판 강자’ 웅진도 도전장
뷰티 플래너, 헬스 어드바이저, 뷰티&헬스 카운슬러. 한때는 ‘화장품 아줌마’라는 말로 통용되던 화장품 방문판매사원의 바뀐 이름들이다. 방판 사원의 모습을 상징하던 커다란 가방도 이제는 고객을 관리하는 가벼운 휴대용 단말기로 바뀌었다. 이처럼 달라진 이름과 모습으로 바뀐 화장품 방판시장은 2000년대부터 화장품 유통의 강자로 다시 성장하면서 지난해 매출규모 1조 7930억원으로 전해에 비해 24.3%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가을 웅진코웨이가 정수기 방판 노하우를 활용해 가격대가 높은 화장품 ‘리엔케이’를 출시하면서 방판 화장품 시장은 프리미엄급 화장품 유통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1960년대부터 초록색 모자의 ‘아모레 아줌마’를 등장시킨 아모레퍼시픽은 80~90년대의 부침을 거쳐 2010년 전국적으로 3만8000여명의 ‘아모레 카운셀러’가 활동하는 최대규모의 화장품 방판조직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가두점 시판 사업이 강화되면서 방판 판매 비율이 30% 선 아래로 조금 낮아지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성장세는 꾸준하다. 특히 방판 화장품의 대표주자 격인 설화수 매출은 2009년보다 20% 넘게 늘었다. 설화수뿐 아니라 헤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비비프로그램 등 단골 고객이 300만명까지 늘고 방판 화장품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은 고객 ‘일대일 밀착방어’를 주 내용으로 하는 영업력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도 방문판매의 기반은 ‘정’이라는 신조로 카운슬러들은 단순히 제품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피부상태 등을 검사해주고, 또 방판 일에 관심 있는 소비자들을 위해 업무에 대해 설명도 한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하면서 ‘단골 챙기기’는 기본이다. 2009년 10월부터는 방판에서만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마일리지 제도를 백화점 구매 포인트와 통합하는 등 40~50대 중심인 방판 소비자층을 30대로 넓히기 위한 전략을 늘려가는 중이다.
지난해 9월 웅진코웨이가 출시한 리엔케이는 12월까지 214개의 직영점·대리점 방판조직을 구축하면서 애초 목표인 100억원보다 훨씬 높은 23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현정이라는 톱 모델을 기용한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으로 아직은 투자 단계지만, 웅진 쪽은 2013년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여 업계 3위에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400여명이 활동하는 방판사원을 ‘뷰티 플래너’라고 부르는 리엔케이는 피부관리 서비스도 도입해 일부 대리점이나 직영점에서는 생산제품을 이용해 고객들의 피부관리도 해준다.
지금까지 기초·메이크업 라인으로 85품목을 출시했으며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인 ‘리엔케이 타임 랩 링클 에너지 세럼’(15만원)이 가장 많이 팔린 대표제품 중 하나다. 아모레퍼시픽의 방판 대표주자인 설화수가 한방을 이용한 데 비해 리엔케이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강화해 유해산소를 제거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셀’기술을 도입했다. 배우 고현정이 등장하는 광고처럼 30~40대 소비자를 주타깃으로 노화 억제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다. 이달 말 미백라인을 새롭게 출시하며 조만간 남성 라인 등 제품군도 늘려갈 예정이다.
식품전문기업인 풀무원의 건강식품전문 계열사인 풀무원건강생활도 2000년대 중반부터 방판화장품인 ‘이씰린’을 출시해 특별한 홍보활동 없이도 꾸준히 고객을 늘려가고 있다. 풀무원에서 화장품 생산에 뛰어든 이유는 콩에서 추출한 이소플라본을 제품의 기본 성분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한달에 1만개 이상 팔리는 ‘이씰린노블 화이트닝 퍼스트 세럼’(5만원)은 천연 여성호르몬이라고 일컬어지는 콩 이소플라본을 주성분으로 수분 보유력 강화에 효과가 있어 30~4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 제품이다. 풀무원건강생활은 이씰린노블에 이어 연령층이 더 높은 이씰린나노, 남성라인인 이씰린옴므까지 18개 기초 제품을 내놨으며 전국 1만700여명의 방판사원인 ‘헬스 어드바이저’들이 피부상태를 평가해줄 뿐 아니라 고객들의 식생활과 생활습관 등 건강 전반에 관한 컨설팅까지 해주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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