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도 편하게…차도녀 홀리는 ‘효도신발’
컴포트화, 20~30대 여성 겨냥 디자인 변신
고탄성 쿠션…발볼 너비 맞춰 사이즈 ‘세분’
고탄성 쿠션…발볼 너비 맞춰 사이즈 ‘세분’
‘효도신발’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컴포트화가 젊어졌다. 컴포트화는 그동안 낮고 푹신한 굽 등 발의 편안함을 강조한 기능성 때문에 50대 이상 중·노년층 여성들에게 인기를 모아왔다. 하지만 최근 여성화의 굽이 전반적으로 높아져 불편함을 느끼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오히려 컴포트화에 관심을 가지면서 비즈니스화나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는 컴포트화가 늘어나고 있다. .
루프트한자, 핀에어 등 유럽 항공사들이 오래전부터 승무원 공식 구두로 채택해 ‘스튜어디스 구두’로 유명한 독일 컴포트화 브랜드 ‘가버’는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20~30대 직장 여성의 구매비율이 30%를 차지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한 자리에 머무르던 수치다. 롯데백화점 잡화1팀 김훈성 선임 상품기획자는 “가버, 락포트, 캠퍼 등 젊은층을 겨냥한 컴포트화의 매출이 지난해 60%까지 급상승했다”며 “디자인이 화려해면서 편한 신발을 찾는 20대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에 입점한 가버 매장에 가보면 8~9㎝ 높이의 높은 굽은 물론이고 플랫과 펌프스, 부티, 메리제인 스타일 등 유행하는 디자인이 모두 있어 컴포트화 매장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물론 이 제품들은 굽이 높더라도 고반발성 쿠션을 깔아 힐의 단점인 체중 쏠림을 분산하고 걸을 때 충격을 완화하도록 제작됐다. 또한 발 크기뿐 아니라 발볼 너비까지 고려해 사이즈가 세분화되어 있다. 올 봄에는 70년대 복고유행을 반영한 웨지힐과 앞 굽을 넣은 플랫폼 스타일 디자인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80년대 미국 발의학협회로부터 기능 우수성을 인정받은 ‘락포트’는 그동안 남성 정장화 중심으로 출시해오다가 패션 여성화 쪽을 대폭 강화했다. 올 상반기에는 20~30대 직장 여성을 겨냥해 일하거나 놀 때나 불편함 없이 멋진 스타일링을 해준다는 ‘모닝 디투어’·‘라스트 미닛 파티 타임’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봄여름 신제품으로 굽높이 9㎝에 이르는 샌들을 출시했고 가을·겨울 제품으로는 10㎝가 넘는 플랫폼 킬힐을 선보일 예정이다. 요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오드리 우븐’은 70년대 히피패션을 떠올리게 하는 보헤미안풍 샌들로 뒷굽에는 아디다스의 특허기술로 제작한 특수패드가 별도로 삽입돼 있어 뛰어난 쿠셔닝 효과가 있다.
스페인 브랜드 ‘캠퍼’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신발을 선보였다. 독일 출신 디자이너 베른하르트 빌헬름과 공동작업을 한 이번 봄 신제품은 만화에서 영감을 받아 톡톡 튀는 색감이 특징이다. 볼륨감 있게 살아 있는 곡선미의 굽 모양도 눈에 띈다. 10cm의 높은 굽이지만 신발 앞쪽 밑창에도 굽을 넣어 착화감이 뛰어나다.
남성용 컴포트화의 경우 비즈니스 정장과 캐주얼화로 세분돼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로 더 잘 알려진 일본 요넥스 컴포트화는 출퇴근 정장패션에 어울리는 디자인에 특수설계한 ‘파워쿠션’ 밑창을 깔았다. 파워쿠션은 7m 높이에서 생달걀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을 만큼 탄성효과가 높아, 근육피로도를 30% 감소시킨다. 또 락포트는 젊은 남성들을 겨냥한 캐주얼화 제품군 ‘오렌지 라인’을 올봄 처음으로 선보여 운동화를 선호하는 20대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컴포트화만을 다루는 편집매장도 증가추세다. ‘워킹온더클라우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컴포트화 전문매장으로 압구정점과 목동점이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등에서 수입한 제품들을 판매하며, 독일인 신발장인이 매장에 상주하며 맞춤 제작해준다. 또한 일본 컴포트화만을 판매하는 ‘제프리아뜰리에’는 청담점 직영점에 이어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입점했다. 소다는 일본 컴포트화 브랜드 ‘네오리즘’을 숍인숍 형태로 판매하다가 올 초부터는 아예 단독 브랜드로 들여와 백화점에 입점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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