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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영국계회사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
“한국 현지화전략, 말레이시아로 역수출”

등록 2011-09-05 20:34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영국 테스코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홈플러스에 자율적인 경영권을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업적 가치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은 “영국 테스코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홈플러스에 자율적인 경영권을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업적 가치를 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말레이 CEO에 한국인
인천에 글로벌 연수원 등
신뢰 바탕 경영에 자율성
한국, 테스코 매출 30%차지
지난달 18일 영국 테스코에선 매우 이례적인 인사가 있었다. 한국 홈플러스테스코의 도성환 대표 (부사장)를 테스코 말레이시아의 최고경영자(CEO)로 발령했다. 현지인 아니면 본사 출신을 임명하는 관례를 깨고 파격적으로 한국인 경영자를 임명한 것이다. 이는 테스코가 홈플러스의 성공 모델을 말레이시아에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많은 외국계 회사들이 투자나 사회공헌을 외면한 채 ‘먹튀’에 바쁜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남다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1999년 삼성물산과 테스코의 합작으로 문을 연 홈플러스는 지난 3월 5% 가량 남아있던 삼성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100% 영국계 회사로 바뀌었지만 오히려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한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해외로 확산시켜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규모 국내 투자다. 테스코는 올들어 650억원을 투자해 지난 7월 인천 무의도에 테스코·홈플러스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연면적 1만6000㎡의 대규모 연수원을 영국이 아닌 아시아에, 그것도 중국이 아닌 한국에 세운 것이다. 환금성 없는 고정자산에는 투자하지 않는 일반 외국계 기업들과 전혀 다른 행보다.

홈플러스 사회공헌재단 ‘이(e)파란 재단’ 집무실에서 만난 이승한 회장(65)은 “테스코가 한국의 경영모델을 확산시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제2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며 “말레이시아 최고경영자에 한국인을 선임한 것이나 글로벌 연수원을 한국에 짓겠다는 것이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홈플러스는 현지화 전략 덕분에 테스코 전세계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테스코 입장에서 한국은 제2의 전진 기지인 셈이다.

사업 모델뿐 아니다. 홈플러스의 사회공헌 경험도 테스코에겐 소중한 자산이다. 합작 초기 본사 만류를 무릅쓰고 모든 지역매장에 설립한 ‘홈플러스평생교육아카데미’는 사회공헌사업 활성화와 매출 증대를 동시에 끌어내면서 태국, 터키, 중국 테스코로 수출됐다. 최근에는 본사가 ‘홈플러스’라는 국내 브랜드까지 벤치마킹해 영국 안에 10여개의 ‘테스코홈플러스’를 운영중이다. 국내에서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글로벌 차원에서 역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사의 ‘허락’이 없으면 코멘트 하나 할 수 없는 외국계 기업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승한 회장은 망설임 없이 “신뢰”를 꼽았다. “영국 테스코가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홈플러스에 자율적인 경영권을 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업적 가치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테스코는 현지 임원을 선발할 때 본사 차원에서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지만 일단 임명하면 경영권을 일임한다.

이 회장은 대표적인 사례로 ‘회의비’를 든다. 외국계 기업들에는 아예 없는 예산 항목이지만 홈플러스엔 있다. 직원 복지의 일환이란 설명에 본사가 이를 인정해줬다는 것이다. 연수원도 마찬가지다. 이 회장은 “외국엔 연수원 개념이 없어 설득이 쉽지 않았지만 끈질기게 요구하니까 성사되더라”며 “한국에 테스코 연수원이 지어진다는 소식이 흘러나오자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땅을 무상 지급하겠다는 등 각축전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철수한 월마트나 까르푸와 달리 홈플러스가 한국에서 살아남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현지화와 토착화 전략 덕분이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외국계 기업들이 본사의 기준이나 결정을 그대로 옮겨오는 식으로 경영을 하면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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