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OEM방식 49만9000원
판매 5시간반만에 1000대 대박
롯데, 가격인하·갤럭시S2 증정
홈플러스도 LED TV 새로 출시
판매 5시간반만에 1000대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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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27일 내놓은 엘이디 티브이(LED TV)가 ‘대박’을 터뜨렸다. 이에 따라 최저가를 내세우는 대형마트들의 ‘10원 전쟁’이 티브이 시장의 ‘만원전쟁’으로 옮겨붙었다. 이마트는 “80㎝ 엘이디 티브이 ‘이마트 드림뷰’가 판매 첫날인 2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200대를 넘겼다”며 “하루 동안 2000대가량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루 티브이 판매 대수가 200대 정도임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기세다. 실제로 일선 매장에서는 줄을 서 티브이를 사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전국 11개 매장에선 몇시간 만에 준비된 물량이 다 팔렸다.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제작한 이마트 티브이는 엘시디(LCD) 생산량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티피브이(TPV)사에서 생산한다. 값은 49만9000원으로 삼성이나 엘지의 동종 제품에 비해 40%가량 저렴하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6월 내놨던 엘시디 티브이(80㎝)인 ‘통큰 티브이’ 가격을 이날부터 49만9000원에서 44만9000원으로 내리며 맞불작전에 나섰다. 엘시디보다 고가로 팔리는 엘이디 티브이를 경쟁업체에서 같은 가격에 내놨으니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또 통큰 티브이 구매자에게 추가로 ‘갤럭시에스(S)2’까지 증정한다. 롯데마트 쪽은 “케이티에 5만5000원 요금제 2년 약정으로, 대리점에서 구매할 경우 20만원가량 부담해야 하는 기기 가격을 롯데마트가 부담해 20만원가량의 추가할인 혜택을 받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통큰 넷북’을 만들었던 국내 가전업체 모뉴엘과 다시 손잡고 이 제품을 내놔 지금까지 8000대가량 팔았다.
홈플러스도 부랴부랴 이날 자료를 내 기존에 팔고 있던 국내 가전기업 우성엔터프라이즈의 ‘웨큐브’ 106㎝ 엘이디 티브이를 5만원 내린 81만9000원에 내놓고, 80㎝ 엘이디 티브이를 56만9000원에 새로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홈플러스 쪽은 자사 온라인몰인 ‘스타일몰’에서 판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고가 티브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가 90% 가까이 차지하는 티브이 시장의 유통 구조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티브이 등 가전제품은 제조사가 일방적으로 판매가를 결정해왔고 유통마진도 6~8%로 판매 제품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미국에서는 최근 가격 거품을 뺀 초저가 티브이의 판매가 급증해 한국 시장도 어느 정도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마트는 지난해 대만 티피브이사에 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원가를 낮추고 월마트와의 협업으로 유통비용을 줄인 티브이를 내놔 돌풍을 일으킨 ‘비지오’를 벤치마킹해 이번 제품을 내놨다. 미국의 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보면 비지오는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엘시디 티브이 시장 점유율 18.2%를 기록해 삼성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이마트는 내년에 106㎝ 대형 엘이디 티브이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그간 티브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대형 가전사들은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가전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브랜드 신뢰를 줄지 미지수”라며 “아직 제품을 보지 못해 품질 차이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오늘 같은 판매 기세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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