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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삼성·엘지와 대결? “새로운 시장 생긴 셈이죠”

등록 2011-11-02 20:25

이마트 가전문화담당 대형생활가전 카테고리에서 티브이쪽을 맡고 있는 김선혁 바이어. 사진 김은형 기자
이마트 가전문화담당 대형생활가전 카테고리에서 티브이쪽을 맡고 있는 김선혁 바이어. 사진 김은형 기자
‘이마트 대박TV’ 기획한 김선혁 과장
기능 많은 고가제품보다
싸고 좋은 화질 수요 읽어
대형사 힘 강해 반신반의
3일새 5천대 다 팔려 ‘깜짝’
“지금까지 한국은 3디(D)티브이나 스마트티브이 등 기술력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상품이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다양한 기능보다 싸고 좋은 화면의 티브이를 원하는 잠재 수요자가 많다는 걸 입증한 사례가 아닐까요?”

3일만에 준비 물량 5000대가 모두 팔려나가면서 가전업계를 놀라게 한 40만원대 엘이디(LED) 티브이 ‘드림뷰’를 기획·진행한 이마트의 대형가전 담당 바이어 김선혁 과장(36). 본인도 놀랄 만큼 빠르게 팔려나가는 티브이를 보면서 그는 올초 자체 상표 티브이를 기획하며 시도했던 소비자 조사가 틀리지 않았음에 안도했다.

대형 가전사들이 103cm(42인치) 이상의 대형 티브이를 내세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판매가 가장 많이 되는 제품은 81cm(32인치)였고, 많은 소비자들은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보다 화질을 중요시한다는 결과를 이 조사가 보여줬기 때문이다. 가전사들은 이윤이 많이 남는 고가의 대형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지만 실속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수요는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이 기획한 중저가 티브이는 화질이 뛰어난 엘시디나 엘이디 티브이를 보고 싶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이던 잠재수요를 실제로 끌어내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김 과장은 초기에 “한국시장은 대형 가전사의 신뢰도와 파워가 워낙 강해 유통업체가 끼어들 틈이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다. 그러나 중저가 엘이디 티브이가 순식간에 매진된 뒤 대부분 중소기업인 국내 패널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뛰는 걸 보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것을 확신했다.

“티브이라고 하면 한두개 특정 브랜드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잖아요? 이마트 티브이가 출시되고 다른 대형 마트들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면서 중소 업체들로부터 브랜드 인지도가 덩달아 높아졌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어요.”이마트가 기획한 제품은 대만제였지만 모뉴엘, 우성엔터프라이즈 등 중견 티브이 제작사들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엘지전자가 시장의 98%를 점유하던 철옹성같은 티브이 시장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티브이 담당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앞두고 1년 전부터 폭발적으로 디지털 티브이 매출이 늘어난 일본 시장에 주목했다. 또한 북미지역에서는 일개 기획마케팅사인 ‘비지오’가 티브이 시장을 석권하고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의 저렴한 자체 상표 티브이 ‘인시그니아’가 시장에 안착한 사례도 눈에 띄였다.

김씨를 비롯한 티브이 프로젝트팀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화질에만 집중했다. 화질을 풀에이치디(HD)급으로 높이는 대신 사용빈도가 낮은 유에스비(USB) 동영상 단자는 없애는 식으로 단가를 낮췄다. 주문제작사인 대만 티피브이(TPV)의 시제품이 나올때 마다 제주도 최남단과 치악산 정상까지 제품을 들고 다니면서 채널 주파수 송신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삼성과 엘지가 지배하는 완고한 티브이 시장을 중저가 티브이가 얼마나 흔들 수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이전과 다른 경쟁구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기존 가전사의 점유율을 저희가 가져온다기보다는 지금까지 넓은 거실을 채우는 고가의 사치품이라고 인식되던 엘시디·엘이디 티브이 시장이 세컨드 티브이나 1·2인 가구의 생필품으로 다양하고 넓어질 것으로 내다봅니다.” 글·사진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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