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만화 캐릭터 어린이 음료, 충치·비만 부른다

등록 2012-05-03 21:08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 성분 조사 결과  자료: 한국소비자원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 성분 조사 결과 자료: 한국소비자원
컨슈머리포트 3호

소비자원 17종 조사…산도(pH), 탄산음료 수준
당분도 높아…4시간 지나 마실땐 설사·배탈

뽀로로·짱구·로보카 폴리 등 만화 캐릭터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는 어린이 음료가 치아손상과 비만을 유발하는 등 어린이 건강에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시고 남은 어린이 음료를 4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하면 변질돼 배탈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소비자원에 의뢰해 대형할인마트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음료 17개 제품의 품질과 성분표시 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를 한국형 컨슈머리포트인 ‘스마트컨슈머’에 공개했다고 3일 밝혔다. 스마트컨슈머는 특정 상품의 가격과 품질 등을 제품별로 비교·분석해 온라인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 올해 3월 사이트 문을 열어 등산화와 변액연금보험에 이어 세 번째로 어린이 음료 정보가 공개됐다.

피에이치(pH)

물의 산성이나 알칼리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수소 이온 농도 지수다. 0에서 14까지 있으며, 피에이치가 7이면 중성, 7미만은 산성, 7을 넘으면 알칼리성이다. 피에이치 5.5 이하인 음료를 오래 섭취하면 치아 보호막인 에나멜 층이 손상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

산도 낮고 당분 함량 높아 충치·비만 우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우선 조사 대상 모든 제품이 어린이 치아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산도(pH)가 낮아 충치 발생 우려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종 모두 콜라나 사이다 등 탄산음료(pH 2.4~3.3)와 유사한 수준인 pH 2.7~3.8로 측정됐다. 소비자원은 “pH 5.5 이하인 음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치아의 보호막인 에나멜층이 손상돼 충치가 발생하기 쉽다”며 “어린이는 치아가 미숙하고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음료를 입에 오래 머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치아손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어린이 음료를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분 함량도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왔다. 17종 모두 설탕·과당 같은 당이 주성분이고, 상당수 음료는 감미료 등을 첨가해 단맛을 더 강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코카콜라음료의 쿠우오렌지(당 함량 38g), 농심의 카프리썬 오렌지맛(23g), 상일의 유기농아망오렌지(21g), 조아제약의 튼튼짱구(20g) 등 4개 제품은 한 병당 당 함량이 17g을 초과해 어린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재 식약청은 어린이 음료 1회 제공량당 단백질 함량이 2g미만이면서 당 함량이 17g을 초과한 제품을 고열량·저영양 식품으로 분류해, 학교 인근 상점에서 판매를 금지하고 어린이 주 시청시간대에 텔레비전 광고도 금지하고 있다.

어린이 음료의 뚜껑 모양 때문에 마시다 남은 음료를 상온에서 보관할 경우 변질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17종 가운데 13종의 음료가 뚜껑 윗부분을 손으로 잡아올린 뒤 빨아 마시고, 다시 닫을 수 있는 ‘피피캡’으로 돼 있어 어려 차례 나눠 마실 수 있다. 그런데 피피캡을 사용한 음료는 마실 때 침이 내부로 들어가 상온(25℃)에서 4시간 이상 놔두면 세균이 번식해 부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3℃에서는 3시간만 지나도 초기 부패 단계로 진입했다. 무더운 여름에는 음료의 변질 속도가 더 빨라지는 셈이다.

로제트의 디보키즈업홍삼음료트로피컬과 건강마을의 로보카 폴리 포도 등 일부 제품은 칼슘·비타민시(C) 첨가 등을 제품 표면에 강조해 놓고도 뒷면에 영양성분 함량을 표시하지 않아 식품표시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시고 30분 지나서 양치질해야
소비자원은 어린이 음료를 구매할 때는 ‘튼튼’,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떠오르게 하는 표시가 돼 있더라도 일반 기호식품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제품을 사기 전에 식약청이 제공하는 ‘고열량·저영양 식품 판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어린이 음료는 산성이므로 마신 뒤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아 표면의 보호막이 부식돼 충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물이나 가글액으로 입을 헹군 뒤 30분이 지나고 나서 양치질을 해야 한다고 소비자원은 조언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경기동부연합 ‘숨은 실세’ 이석기는 누구?
정규직 ‘희망고문’에 성희롱도 참아야만 했다
왁스칠에…디도스특검 ‘두번째 수모’
‘1000만원 든 지갑’ 주인 찾아준 집배원
여당 대선주자-박근혜 측근 설전 격화… ‘감정싸움’ 양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