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도 “인수 검토중”
가전 양판 업계에 인수·합병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매물로 나온 업계 1위 하이마트 인수전이 대주주 횡령과 경영권 분쟁 등 연이은 악재로 주춤하고 있지만, 대신 업계 2위 전자랜드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가 하이마트에 이어 전자랜드 인수에도 잇따라 관심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8일 “이마트가 한 달 전 전자랜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며 “대형마트가 가전 양판점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날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도 “전자랜드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가 하이마트와 전자랜드 가운데 하나를 인수해 가전 유통 사업을 확대하려고 하는 데 대한 ‘맞불’ 작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이날 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전자랜드 인수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발표했다. 롯데 관계자는 “관심을 가져온 하이마트의 인수 절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랜드 인수 작업도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용산점을 비롯해 전국에 1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5349억원에 4억7375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외형은 업계 1위 하이마트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편, 지난달 말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 짓고 매각 작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는 하이마트는 오는 14일 인수의향서 제출을 마감한다. 롯데쇼핑이 이미 하이마트 인수 추진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이마트도 하이마트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전자랜드에 이어 양대 가전 양판점 인수를 놓고 유통 라이벌 사이에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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