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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필립스 맞선 ‘메이드 인 코리아’ 30년

등록 2012-05-23 20:22수정 2012-05-23 22:42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아스전자 제공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창립 3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아스전자 제공
전기 면도기 ‘외길’ 조아스전자
18년간 다국적 공세 속 유일한 국산
기술력 하나로 국내시장 30% 점유
혁신기술 개발로 세계시장도 공략
제품 소개 카탈로그 첫 장을 넘기자, 사진 속 전기면도기의 면도날에 또렷하게 새겨진 ‘메이드인 코리아’라는 글귀가 눈에 확 들어왔다. 한국산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요즘 같은 때, ‘메이드인 코리아’란 딱지는 별 주목을 끌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오태준(57) 조아스전자 대표에겐 반평생을 기술개발에 바쳐 얻어낸 소중한 결실이다. 조아스전자는 전기면도기 하면 바로 떠오르는 ‘브라운’과 ‘필립스’라는 양대 글로벌 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망하지 않고 30년을 독자 기술력으로 버텨온 국내 유일의 전기면도기 회사다.

1970년대 전기면도기 기술자로 일하면서 면도날과 망의 국산화에 성공한 오 대표는 1982년 성진전자를 설립해 이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기 면도기 양산 시스템을 구축했다. 당시 첫 제품인 ‘피닉스’는 전국 도소매상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고 한다. 1986년에 공장이 불에 모두 타버려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국산 전기면도기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다시 일어섰다. 창업 당시 대기업을 포함해 15개였던 국내 전기면도기 회사들이 1994년 시장 개방 뒤 다국적 기업에 밀려 모두 문을 닫는 상황 속에서도 조아스전자만은 살아남았다.

오 대표는 이후 1998년 ‘좋아서 찾게 된다’는 의미를 담은 조아스전자로 회사 이름을 바꾼 뒤, 업계 최초로 유럽·노르웨이·독일 안전규격을 차례로 획득하는 등 세계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힘입어 브라운과 필립스의 물량공세 속에서도 국내 시장점유율 30%를 지켜내고 있다. 2003년에는 500만달러 수출탑을 수상했고, 현재 27개국에 상표권 등록 및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23일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오 대표는 “전기면도기 하나만 보고 기술개발에 매달리다 보니, 30년이라는 시간이 너무나 짧았던 것 같다”며 “그동안 ‘다국적 기업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결국 버텨냈고, 이제는 100년의 역사가 있는 유럽 명품들과 당당히 경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창립 30돌인 올해를 조아스전자의 제2창업과 글로벌 브랜드 도약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브라운과 필립스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틈새 공략에 주력했던 그동안의 전략을 버리고 정면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 대표가 준비하고 있는 게 올해 10월에 출시할 혁신적인 절삭 방식의 전기면도기다.

현재 전기면도기 시장은 면도날이 회전하면서 수염을 깎는 ‘필립스 방식’과 상하좌우로 진동하는 ‘브라운 방식’이 주도하고 있다. 필립스 방식은 소음과 진동이 작지만 수염이 깊게 깎이지 않는 단점이 있고, 브라운 방식은 한국인의 얼굴형에 잘 맞아 절삭력은 좋지만 진동과 소음 때문에 불편하다. 조아스전자가 내놓을 제품은 원통형의 면도날이 회전하는 ‘드럼 방식’으로 절삭력을 높이면서도 진동과 소음은 최소화했다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오 대표는 “그동안 전기면도기 시장은 다국적 브랜드 제품의 이름값 때문에 제품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능성이 부각되지 않았다”며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 전기면도기 브랜드라는 자부심을 갖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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