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경(48) 다하누 대표
1990년 대패삼겹살 사업 성공뒤
2007년 한우 직거래 유통 도전
고향 영월에 ‘다하누촌’ 만들자
입소문에 장사진…전국 명소로
작년부터 축산물 종합매장 열어
“전국 3만 정육점들과 동업했으면…”
2007년 한우 직거래 유통 도전
고향 영월에 ‘다하누촌’ 만들자
입소문에 장사진…전국 명소로
작년부터 축산물 종합매장 열어
“전국 3만 정육점들과 동업했으면…”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 한우 직거래 마을 ‘다하누촌’을 조성해, 한우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인 최계경(48·사진) 다하누 대표는 축산물 유통업계에선 개척자로 통한다.
영월에서 5대째 소 장사 등 한우 관련 일을 해온 집안에서 태어난 최 대표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와 독산동 축산물도매시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던 최 대표는 낙후돼 있던 축산물 유통을 프랜차이즈 사업과 접목하면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해, 1990년 국내 최초의 삼겹살 프랜차이즈인 ‘계경목장’을 열었다. 당시 선보인 얇게 썬 대패삼겹살 등이 인기를 끌며 가맹점이 1000개를 넘을 정도로 사업은 성공을 거뒀다.
2007년엔 ‘가업’인 한우 사업에 뛰어들었다. 소 장사와 한우 사육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이를 이어받은 어머니가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하고 최 대표를 고향으로 불러들인 게 계기였다. 낙후한 고향을 살리고 한우 판로도 확보할 방법을 고민하던 그가 생각해낸 게 고향 동네 전체를 한우 직거래 마을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다하누촌이었다.
이곳에선 한우 고기를 산지와 직거래해 마을 안 직영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했고, 인근 제휴 식당에서 세팅비만 내면 구워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을 갖췄다. 질 좋은 한우를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이 몰려들었고, 인구 400명이던 시골 동네는 일약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최 대표는 자체 여행사업부를 만들어 국내 여행사들과 공동마케팅을 통해 다하누촌을 영월 여행 패키지의 필수 관광코스로 만드는 수완도 발휘했다. 그 결과 다하누촌이 문을 연 뒤 최근까지 누적 관광객이 650만명을 넘었다. 영월에 이어 2009년에는 경기도 김포시에 제2의 다하누촌을 열어 사업을 확장했고, 온라인몰인 ‘다하누몰’을 통해서도 다하누촌에서 맛볼 수 있는 한우와 곰탕 등을 팔고 있다.
다하누촌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 대표는 축산물 종합매장 가맹사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축산물의 ‘에이(A)부터 제트(Z)’까지 관련 상품을 모두 다 판다는 뜻으로 ‘에이제트(AZ)쇼핑’이라고 이름 붙인 축산물 종합매장은 산지에서 직접 구매해 불필요한 유통 절차를 줄여 대형마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모든 종류의 육류 제품을 판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1일 만난 최 대표는 “그동안 횡성한우 같은 생산자 브랜드는 있었지만, 유통 과정을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유통 전문 브랜드는 없었다”며 “에이제트쇼핑을 국내 대표 축산브랜드를 모두 모아 판매하는 ‘축산업계의 하이마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에 에이제트쇼핑 판교점과 수진역점을 열어 1년 동안 운영하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소·돼지·닭·오리·양 등 다양한 육류와 햄·소시지 등 가공 축산물뿐 아니라 채소, 양념류, 바비큐 용품까지 한곳에서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매장 밖 바비큐장에서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한 원스톱 쇼핑 시스템에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12억원을 투자한 판교점의 경우엔 한달에 5000만~6000만원의 수익이 납니다.”
최 대표는 이제 본격적으로 에이제트쇼핑의 매장 확대와 가맹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특히 창업자의 위험부담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가맹 방식을 내놓은 데 주목해달라고 했다. 최 대표가 제시한 방식은 매장을 본사가 운영해본 뒤 안정적으로 수익이 나는 곳만을 대상으로, 지분의 70%는 여러 투자자에게 매각하고 30%는 본사가 유지해, 책임지고 공동으로 점포를 운영하는 형태다. 그는 “지분을 투자한 가맹사업자는 다달이 배당금을 받고 원하면 매장에서 일도 할 수 있어, 은퇴 뒤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중·장년층의 노후사업으로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또 “개인이 소액을 투자해 영세 자영업을 해서는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에, 십시일반 자본을 모아 동업 형태로 규모를 키워야 한다”며 “전국에 3만개 가까이 되는 동네 정육점 업주들이 우선적으로 가맹사업에 참여해 경쟁력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세번째 점포 개점을 준비중인 최 대표는 2015년까지 전국에 300개의 매장을 낸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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