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이할 때마다 꼭 하는 게 있다. 바로 ‘새해 결심’이다. 금연·금주·다이어트·공부·재테크 등등. 비록 ‘작심삼일’에 좌절할지라도 많은 이들이 새해 목표를 정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덩달아 이맘때쯤이면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새해 결심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도 잘 팔린다. 지(G)마켓 관계자는 “불황과 고물가 속에 새해를 맞았지만, 각종 결심상품 수요는 크게 늘고 있고, 다양한 이색 상품도 많이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 결심의 가장 대표적인 레퍼토리는 금연이다. 술집·피시(PC)방에서도 흡연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연 제품 판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마켓에선 ‘프라임 니코엔플러스’ 같은 금연 보조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흡연으로 체내에 축적된 니코틴을 분해해 소변으로 배출해 주는 제품으로, 니코틴의 악영향은 물론 흡연 욕구도 줄여줘 인기가 높다. 11번가에선 금연과 저축을 한꺼번에 할 수 있도록 한 ‘금연저금통’을 선보였다. 하루 담뱃값을 저금한 뒤 한칸씩 펜으로 칠하는 방법으로, 30일·60일·80일 3단계로 실천할 수 있다.
다소 엽기적이지만, 담배를 피울 때 경각심을 일으켜 금연을 유도하려는 이색 상품들도 눈길을 끈다. 담뱃재를 털면 기침·비명소리가 나오는 ‘기침하는 금연재떨이’, 무덤 모양의 디자인에 ‘담배의 무덤’ 등의 문구를 새긴 ‘무덤 재떨이’, ‘폐 모양 재떨이’ 등이 대표적이다.
다이어트도 빼놓을 수 없는 새해 결심 목록이다. 지마켓에서는 최근 한달간 다이어트 헬스용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다이어트용 마사지 기구, 슬리밍 팩 등 각종 다이어트 보조용품은 102%나 급증했다. 옥션에서 잘 팔리는 ‘다이어트 플래너’는 매일 체중, 운동량을 수치와 그래프로 기록할 수 있는 제품이다. 칼로리 표, 다이어트 식단 작성 요령 등도 부록으로 구성돼 있어, 더욱 체계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다이어트 스케줄 표나 다이어리에 하루 동안 먹었던 음식의 칼로리를 도장으로 찍을 수 있는 ‘다이어트 스탬프’도 인기다.
새해엔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을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알람시계들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11번가의 인기 제품인 ‘권총 알람시계’는 맞춰 놓은 시간에 알람이 울리면 총으로 과녁의 정중앙을 맞춰야 소리가 멈추는 상품이다. 아령을 들듯이 시계를 30번 들었다 놓았다 해야 알람이 꺼지는 ‘아령 알람시계’도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무게가 1㎏가량 나가기 때문에 기상과 함께 아침운동까지 할 수 있는 ‘일거양득’ 제품이다. 지마켓에선 ‘플라잉 아파치헬리콥터 알람시계’가 눈길을 끈다. 아침 기상을 알리기 위해 시계 윗부분에 헬기를 장착했는데, 시간을 맞춰 놓으면 알람 시각에 미니 헬기가 날아가며 알람이 시작된다. 알람을 끄기 위해서는 날아다니는 헬기를 찾아 원래 자리에 꽂아야 한다. ‘폭탄 알람시계’는 일어나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듯 동전이 쏟아져 나오는 제품이라서, 동전들이 튀어나오는 소리와 폭탄 시계가 흔들리는 소리에 깊은 잠에 빠졌어도 금방 일어날 수 있다.
불황 탓에 꼼꼼한 돈 관리를 결심한 이들이 늘어서인지 가계부와 저금통도 많이 팔리고 있다. 11번가에선 지난달 가계부 판매 매출이 한해 전에 비해 22% 늘었다. 옥션에선 ‘캐시다이어리’가 잘 나간다. 재정관리를 위한 가계부로 주간 지출내역, 고정지출비교, 이달의 수입 및 지출내역, 다음달의 수입목표와 예상지출 등을 꼼꼼히 비교할 수 있어 주부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11번가에서 파는 ‘포켓형 콤팩트 가계부’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로 휴대할 수 있어 편리하다. 체계적인 통장 관리를 위한 ‘뱅크북포켓’도 눈길을 끄는 상품이다. 통장·영수증·동전·소지품·카드·도장 등을 포켓에 나눠 보관할 수 있어, 지출 관리와 절약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지마켓에선 최근 일주일 동안 저금통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동전을 넣으면 금액을 인식해 누적액을 엘시디(LCD)모니터에 표시해주는 ‘엘시디 디지털 동전 계수 저금통’, 저금통-금고 결합 상품으로 비밀번호와 지문인식 단추를 누르면 금고가 열리는 ‘레이저빔 금고’ 등이 대표 상품이다.
김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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