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0.8%…담뱃값 인상 빼면 0.22%
디플레이션 우려 목소리 다시 고개
디플레이션 우려 목소리 다시 고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담뱃값 인상 효과를 빼면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대에 그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0.8% 올랐다. 전년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3년 10월(0.9%) 한 차례 0%대로 떨어졌지만, 이후 1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다시 0.8%로 주저앉은 뒤 2개월째 0%대를 기록했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로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치지만, 여기엔 담뱃값 2000원 인상 효과(0.58%p)가 반영돼 있다. 이를 제외하면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2%(0.8%-0.58%)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유가하락으로 휘발유(-20.0%), 경유(-21.6%) 등 석유류 제품 가격이 급락한 게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시가스 가격이 6.1% 떨어지고 양파(-29.2%), 감(-26.9%), 배추(-22.1%) 등 일부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는 각각 1년 전보다 2.4%와 2.3%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2%대의 상승세를 회복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손웅기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1월엔 석유류 등 원자재와 농산물 등 공급 요인이 컸다. 근원물가가 2%대를 회복한 것만 봐도 수요 측면의 물가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면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행보를 보이면서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다”며 “리스크를 주의깊게 봐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강중구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디플레이션 리스크 커지고 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에는 저유가, 저성장, 기대심리 하락이라는 세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원인들은 우리 경제도 마찬가지여서 한국 역시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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