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이어 대구까지 어획량 줄어 가격 상승
값싼 아귀, 알도치 등 대체 탕거리 늘어나
값싼 아귀, 알도치 등 대체 탕거리 늘어나
대표적 고급 외식 메뉴인 복어탕이 대형마트 반조리식품 판매대에 올랐다.
이마트는 4일까지 전 점포에서 국산 자주복으로 만든 ‘맑은 생 참복어탕’(750g·2~3인분)을 2만5800원에 판매한다고 1일 밝혔다. 참복어의 한 종류인 자주복은 맛이 좋은 고급 종으로 꼽히며 겨울이 제철이다. 이마트가 내놓은 것은 양식종이다. 이마트는 마리당 700~800g으로 크기가 균일하며 대량 공급이 가능해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복어탕이 대형마트 판매대에 오른 것은 대구 등 겨울철에 많이 찾는 탕거리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는 탓이다. 전통적 탕거리인 생태는 2012년까지 대형마트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일본 원전 사태 이후 사실상 수입이 중단되면서 소비가 실종됐다. 그 자리를 대구가 대체해 지난해까지 소비량이 꾸준히 늘었으나 중국 어선의 남획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대구 어획량은 2015년의 60%선에 그치면서 가격도 갑절 가까이 뛰었다. 전체 탕거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8%에서 38%로 떨어졌다. 지난달 31일 기준 가격으로 이마트에서 대구 1마리(1kg)는 1만3800원으로 1년 전(6900원)의 두 배다. 대구와 복어의 가격 차이가 그만큼 줄면서 아예 복어를 반조리 제품으로 내놓게 된 것이다. 이마트의 원국희 수산 바이어는 “대구 어획량이 감소하는 추세인 데다, 대구는 양식이 불가능해 공급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생 참복어탕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 없는 양식 복어는 2004년 개발됐으며 최근 2~3년 새 대량 양식으로 보급이 늘어났다.
생태와 대구 등 전통적 탕거리가 줄면서 겨울 상차림에 오르는 탕거리의 종류는 계속 다양해지고 있다. 대구의 절반 가격으로 사시사철 잡히는 아귀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속초와 울진 등 동해안 산지에서나 맛볼 수 있었던 알도치의 공급량도 늘려 이번 겨울에 ‘대체 탕거리’ 매출이 1년 전보다 117%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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