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과도한 반대매매 고객에 손해땐 배상해야”

금감원 분쟁조정위

미수거래를 한 고객에 대해 증권사가 과도한 반대매매로 손해를 입혔다면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금융감독원의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이와 비슷한 피해 구제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의 반대매매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주식투자자 서아무개씨가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하는 과정에서 미수 발생 종목 외에 다른 종목까지 과도하게 매도하는 바람에 손해를 입었다”며, 한 증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였다.

분쟁조정위는 “증권사는 반대매매 매도가격을 산정하고 종목을 선정할 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고객에게 발생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 의무가 있다”며, 이 증권사에 서씨가 반대매매를 당해 입은 피해액 13만4천원을 전액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 증권사는 서씨가 지난해 8월 능률교육 주식 30주를 8만3800원에 매입하면서 발생한 7만5천원의 미수금을 변제하지 않자, 동시호가를 통해 능률교육 주식은 물론 서씨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함께 하한가(44만6천원)에 매도 주문을 냈다. 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할 때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내는 관행에 따라 하한가 주문을 냈으나, 능률교육 주식의 실제 체결가가 하한가보다 높았다. 결과적으로 능률교육 주식만으로 미수금을 충당하고도 7800원이 남아,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위가 과도한 반대매매에 대해 배상 결정을 내린 만큼 제도 개선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권사가 미수거래 고객을 상대로 실시하는 반대매매 규모는 하루 평균 200억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