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인 설 선물세트 판매 경쟁에 들어갔다. 최근 식품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가정간편식(HMR)과 명절 요리가 설 선물로 인기를 얻고 있다. 1·2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 등으로 명절 음식을 간소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된 변화다. 또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농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10만원까지 상향 조정되면서 관련 설 선물세트도 풍성해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가정간편식 설 선물세트를 내놨다. 올반 키친 가족한상 세트는 진한 곰탕, 북어 해장국, 청국장, 맛 김치 등 총 9가지 국과 탕, 반찬으로 구성됐다. 고기전, 육즙가득 왕교자, 떡국떡 등 명절 요리가 담긴 올반 키친 명절한상 세트도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기술력을 한껏 뽐낸 가정간편식을 선보였다. 일반 음식과 동일한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연화식’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더 부드러운 한우 갈비찜’, ‘더 부드러운 돼지 등갈비찜’ 등 연화식 기술을 접목한 설 선물세트는 고령층뿐만 아니라 유·아동이 먹기 좋은 음식이다. 전자레인지로 5~6분만 데우면 바로 먹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완전 조리한 명절음식을 배송해주는 ‘한상차림’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상품 종류는 15가지로, 전·나물 모둠세트와 소갈비찜, 잡채 등 다양한 메뉴를 조합해 구성했다. 설 연휴 직전인 이달 13일까지 온·오프라인으로 주문을 받고, 상품 수령 전날 요리해 15일까지 집으로 직접 배달해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식사가 간소화되면서 조리된 음식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5만원~10만원 사이 선물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한우 선물세트’ 경쟁이 치열하다. 백화점 업계 최초로 2㎏에 9만9000원짜리 1등급 한우 정육 선물세트까지 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1등급 한우 4입 세트(2㎏)로 구성한 9만9000원짜리 ‘롯데 스페셜 한우정육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선물세트의 원래 단가는 20만원 정도이지만 사전 물량 확보, 포장 간소화 등을 통해 가격을 낮췄다.
신세계는 1등급 한우 1.4㎏(불고기 0.7㎏, 국거리 0.7㎏) 선물세트인 ‘한우 후레쉬 특선’을 9만9000원에 판매한다. 현대백화점은 10만원짜리 냉장 한우 선물세트를 201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선보였다. 현대는 한우 선물세트의 품목 수를 전년 대비 30% 늘렸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도 ‘한우 드라이에이징’ 선물세트를 9만9000원에 내놨다. ‘한우 드라이에이징’은 적정 온도와 습도를 맞춰 감칠맛 나게 건조시킨 상품이다. 11번가는 설 기획전에서 ‘5만~10만원대’ 선물세트 상품 수를 전년 대비 17% 늘렸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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