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쫓겨 든든한 한끼 식사 대신 간편식을 많이 찾는 소비자들에 ‘영양 경보’가 내렸다. 생식·선식 등 간편대용식이 식사를 대체하기에는 열량·영양이 모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판매 중인 생식 7개, 선식 12개, 곡물·견과류를 가공한 식사대용 표방식품 6개 등 간편대용식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이들 제품의 1회 섭취참고량 기준 열량은 평균 148.4㎉ 수준으로, 한끼에 필수로 섭취해야 할 열량(783.3㎉)의 18.9% 정도에 그쳤다. 대용식 5개를 먹어야 한끼 식사 열량을 채우는 수준이다. 단백질 평균도 5.6g이어서 권장량(15.8g)에 크게 못 미쳤다. 남성의 경우 필수 섭취량 대비 대용식 섭취량이 열량 17.1%, 단백질 33.8%로 여성(열량 21.2%, 단백질 37.6%)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정 곡물·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 안내를 빼먹은 제품도 있었다. 국내 식품 관련 규정은 알레르기 유발물질 21종이 포함된 식품을 판매할 때는 별도의 표시란을 만들어 원재료명을 명시하도록 한다. 하지만 25개 제품 가운데 7개 제품에 대두·땅콩·밀 등 관련 알레르기 유발물질 표기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8개 제품에는 건조방법, 식품유형 등 필수 기재사항이 잘못 표기되거나 표기돼 있지 않았다. 소비자원은 이들 업체에 표시 기준 개선을 권고했다.
곰팡이독소의 하나인 제랄레논(19.0~51.1㎍/㎏)이 검출된 제품도 3개나 있었다. 제랄레논 관련 국내 기준을 보면, ‘곡물과 단순처리 제품’은 100㎍/㎏ 이하로 정하고 있지만, 생식·선식 제품에 대해서는 기준 자체가 없다. 소비자원은 “식사대용으로 매일 섭취하는 제품 특성을 고려하면 유럽연합(50㎍/㎏) 수준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기준 마련 검토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포장가공식품에 영양성분을 반드시 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요청도 전달할 계획이다.
현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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