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찌꺼기, 이제 싱크대에서 바로 해결하세요.”
“번거로운 뒤처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요.”
음식물쓰레기 악취를 피하기 위해 주방용 오물분쇄기 구매를 결심한 소비자들은 이런 광고 문구에 ‘현혹'되지 말아야겠다. 시중에 유통되는 오물분쇄기 절반 이상이 불법인데다가, 허위·과장 광고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7월 지(G)마켓·옥션·11번가·인터파크·쿠팡 등 통신판매중개 사이트에서 판매되는 주방용 오물분쇄기 247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54개(62.3%)가 불법 제품이라고 30일 밝혔다. 주방용 오물분쇄기는 한국상하수도협회 인증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인증(KC인증)을 모두 받아야 제조와 판매가 가능한데 146개 제품은 인증이 취소됐거나 만료됐고, 8개는 미인증 해외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증 여부는
‘한국상하수도협회’ 누리집(www.kwwa.or.kr)의 ‘기술인증/지원’-‘주방용 오물분쇄기 인증’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분쇄기 사용 방법을 잘못 안내하거나 과장해 광고하는 제품도 상당수였다. 분쇄기에 넣은 음식물 찌꺼기는 그대로 흘려보내선 안되고, 80%는 회수해서 배출해야 한다. 이를 어겨 불법 제품을 판매한 업자는 하수도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사용한 소비자는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분쇄기 판매업체 상당수는 “싱크대에서 바로 해결하라”, “수거·운반·매립은 NO(필요 없다)” 식으로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소비자원 조사 결과 분쇄기 사용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명 가운데 49명(98.0%)이 “찌꺼기를 회수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3년간(2015~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음식물 처리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1907건이나 됐다. 특히 품질이나 애프터서비스(A/S) 관련 상담이 896건(47.0%)으로 가장 많았고, 취소·환급 관련이 647건(33.9%), 부당행위 81건(4.2%) 순서였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음식물 찌꺼기의 80% 이상을 회수·배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주방용 오물분쇄기 인증표시 기준’ 개정을 관계 기관에 건의할 방침이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