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2대 주주인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이, 4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구속된 전인장 회장을 경영 일선에서 배제하는 안건을 제안했지만,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 끝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22일 오전 강원도 원주공장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사의 자격 정지 관련 현대산업개발의 주주제안 안건을 의결한 결과, 부결됐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주총을 앞두고 ‘이사가 회사 또는 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결원으로 본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윤리 경영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투명한 이사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전 회장은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전 회장은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식재료 등을 페이퍼컴퍼니에 납품받은 것처럼 조작해 4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로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안건은 부결됐다. 삼양식품 지분을 16.99% 보유한 현대산업개발과 5.27%를 가진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했지만, 정관 변경에 필요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는 얻지 못했다. 이로써 전 회장은 등기이사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진종기 전 삼양식품 지원본부장이 사내이사로, 전주용 전 케이이비(KEB)하나은행 서초지점 허브장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배당금은 1주당 400원으로 정해졌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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