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이상 회항에 배상 거부”…휴가철 여행 피해주의보

소비자원·공정위 피해 구제 신청
7~8월에 한해 21% 가량 집중돼
시설 불량에도 환급 거부하거나
출발일 한참 남았는데 위약금 청구
“예약대행사 거래조건 먼저 챙기고
땡처리 항공권 환급 조건 확인”

신아무개씨는 지난해 7월 괌 여행을 떠났다가 휴가 초입부터 불쾌한 경험을 했다. 비행기가 본체 이상을 이유로 운항 도중 일본 오사카로 회항한 것이다. 항공기는 오사카에서 괌행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결국 인천으로 다시 돌아왔다. 원래 오후 6시 예정이었던 이륙 시간은 다음날 새벽 1시로 늦춰졌고, 신씨는 예정대로 숙박이나 투어 일정을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항공사는 손해배상을 거부했다.

이아무개씨는 지난해 8월 국외여행 상품을 이용했다가 피해를 입었다. 이씨는 일본 북해도 부부 여행을 계획하고 계약금 100만원을 지급했지만, 여행 직전 남편이 암수술을 받게 되면서 급히 여행을 취소하고 환불을 신청했다. 의사 소견서를 제출받은 여행사는 남편에 대해서는 환급 사유를 인정하면서도, 이씨는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했다.

최근 여름 휴가철 숙박·여행·항공 분야 소비자 피해 신청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3년간 해당 분야 피해 구제 접수 건수를 집계한 결과, 7~8월 접수가 전체의 21%였다.

먼저 숙박 관련 피해는 지난해 7~8월 237건이 접수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9% 늘었다. 에어컨 곰팡이, 개미 출몰 등 시설 관리 불량이 발견됐는데도 운영자 쪽에서 무조건 환급을 거부하거나, 태풍 등 천재지변으로 예약을 취소했는데 위약금을 50%가량 과다 청구한 사례도 있었다. 분쟁 시 예약 대행사 누리집의 거래 조건이 숙박업소의 개별 거래조건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예약대행사의 환급·보상기준을 확인하고 저렴한 상품은 수수료와 환급 조건 등을 꼼꼼히 점검할 것을 소비자원은 당부했다.

항공 관련 피해는 지난해 7~8월 전년 대비 55.6% 증가한 319건이 접수됐다. 출발예정일로부터 200일 이전에 항공권을 취소했는데도 결제금액의 40%가량을 위약금으로 청구한다거나, 위탁수하물을 분실하고도 배상을 거부한 경우 등 사례가 접수됐다. 소비자원은 얼리버드, 땡처리 항공권의 경우 환급을 거부하거나 위약금을 과도하게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위탁수하물, 기내식 등은 현장에서 이용 시 예약하는 것보다 추가금액이 붙는 경우가 있어 미리 비교해볼 것을 당부했다.

최근 3년간 매년 피해구제 접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여행 상품 관련해서는 특약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여행정보센터 등을 통해 여행사가 영업보증보험 등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챙겨볼 것을 권했다.

현소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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