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8 17:33
수정 : 2019.10.29 02:33
3분기 사상 최대 매출 거두고도 영업이익 15%↓
면세사업, 일본여행불매·마케팅비용 증가로 추락
면세점 확장전략…한옥호텔에도 면세점 등 6개층
최근 서울 남산 한옥호텔 허가를 받은 호텔신라의 면세점 실적이 주저앉았다. 호텔신라가 한옥호텔과 함께 들어설 면세점에도 힘을 주는 만큼, 향후 한옥호텔이 면세점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8일 호텔신라 주가는 25일 장 마감 뒤 발표한 3분기 실적의 여파로 4.63% 급락했다. 호텔신라의 올 3분기 영업이익(잠정)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6%나 줄어든 574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9%나 늘어나 사상 최대인 1조4753억원을 거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 차지하는 면세부문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매출액은 지난 1년간 22% 늘어난 1조3386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한 451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높은 수준의 공항점 임차료, 일본여행 불매운동뿐 아니라 마케팅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 등 면세점 ‘빅3’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유치 등을 위해 각종 프로모션 경쟁을 벌였고,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보따리상 할인 등 기존 고객 지키기 프로모션이 많았다. 알선수수료가 오르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영업이익률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도 “과당경쟁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상승 등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호텔신라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남산 한옥호텔 건축허가와 비슷한 시기에 맞물려 발표되면서 향후 한옥호텔이 면세점 사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텔신라는 한옥호텔을 통해 면세점 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쳐왔다. 2011년 호텔신라는 자연경관지구에 한옥호텔은 지을 수 있다는 서울시 조례안이 통과되자 30%로 제한된 건폐율(토지면적 중 건물면적) 규제를 40%로 완화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서울시는 2013년 7월과 2016년 1월 두 차례 ‘부대시설(면세점)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취지로 건폐율 완화 요구를 거부했지만, 2016년 3월 서울시가 36.26%로 건폐율을 완화하면서 최종적으로 지하 3층~지상 2층의 한옥호텔과 지하 4층~지상 2층 규모의 면세점 등이 들어서게 됐다. 당시 건폐율 규제가 완화되면서 ‘재벌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만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옥호텔이 서울의 관광명소가 되길 기대하고 있으나, 면세점 매출 연계 등은 경제 불확실성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호텔신라는 지난 25일 1400억여원을 들여 세계 1위 기내면세점 업체 ‘3식스티’의 지분 44%를 인수하며 국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3식스티 지분 취득을 통해서는 국제 면세시장 진출을 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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