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낙농업계가 잉여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영국 등에서 원유를 대량 폐기하는 일이 벌어진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도 최악의 경우 우유를 내다 버리는 일이 벌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낙농업계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아 비상이 걸렸다. 한국낙농육우협회의 통계를 보면 학교우유는 국내 흰 우유 소비량의 8.2%를 차지하는데, 등교가 기약 없이 미뤄지면서 판로가 사실상 끊겼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원유 생산량은 늘면서 남아도는 원유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낙농진흥원은 지난 2월부터 원유 수급지수를 ‘안정’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했다. 1~2월 비교적 따뜻한 날씨 탓에 원유 생산량이 하루 평균 5750톤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2.2% 늘어났으나, 같은 기간 잉여량도 3% 늘어난 761톤이나 됐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우유가 남아돌아 문제다. 지난 9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3등급 우유 선물 시세는 100파운드당 12.82달러로 12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우유 선물 가격은 지난 1~2월 16~17달러 선에서 움직였지만, 3월 들어 13달러대로 내려온 뒤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4월에는 12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지난 3일 <블룸버그> 보도를 보면 우유 선물 가격은 2016년 5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치즈 선물 가격도 1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학교와 식당이 문을 닫으면서 우유와 치즈 제품 시장이 사라졌다”며 미국의 일부 낙농가는 우유를 내다 버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국내 낙농업계의 우려도 높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에 공문을 보내 원유 수매 등을 통한 잉여 원유 처리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학교우유 공급 중단으로 해당 유가공업체가 잉여유 처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만에 하나 우유업계가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원유 폐기 등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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