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경북 포항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포항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위기가 한국인 전반의 삶의 질에 부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가운데, 특히 청년·여성·고령층 등 취약계층에서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이 24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7회 국민 삶의 질 측정 포럼’에서 송진미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와 삶의 질 변화’ 발표를 맡아 진행했다. 송 연구위원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민들의 행복감은 6.5점에서 6.4점으로 소폭 감소했고, 경제안정도(5점→4.8점), 경제전망(5.5점→5.4점), 건강상태 인식도(3.7점→3.6점) 등도 함께 나빠졌다.
특히 취약계층은 더 크게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청년층과 고령층의 경제 상황은 상대적으로 더 악화됐다. 가구소득 300만원 미만 집단의 행복감 감소폭이 고소득층과 견주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도 행복감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이 감소했다.
비대면 활동이 늘어 여가활동의 방식이 달라지자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었다. ‘코로나19와 여가생활’ 발표를 맡은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감소하면서 여가시간이 줄었다는 사람은 약 47%로 나타났다. 여가비용이 줄었다는 응답도 약 57%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이 증가했다는 사람은 약 51%였는데, 이들의 여가생활 만족도는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청소년의 경우 삶의 질은 약간 나빠졌지만, 가족관계에서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기도 했다. 유민상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의 ‘코로나19와 청소년들의 삶의 질 변화’ 발표를 보면, 코로나19 이후 긍정적인 생활 변화로 청소년들은 22.1%가 가족관계를 꼽았다. 다만 학업 스트레스가 증가했다는 응답은 46%나 됐다. 온라인 학교수업에 대해서는 찬성(51.6%)과 반대(48.3%)가 팽팽했다.
‘국민 삶의 질 측정 포럼’은 삶의 질 측정과 정책 활용과 관련된 연구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류근관 통계청장은 “이번 ‘국민 삶의 질 측정 포럼’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취약계층인 고령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시의성 있는 복지·사회 정책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