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 3300선을 돌파한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금리 인상을 공식화한 가운데 한은이 빠르면 8월, 늦어도 10~11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 거품 우려 속에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지만, 코스피는 25일 사상 처음 3300선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주열 총재가 지난 24일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해 ‘연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더 앞당겨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총 4번(7월, 8월, 10월, 11월) 남아 있고, 이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난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0월 기준금리는 1.25%였다. 이례적인 저금리를 예년 수준으로 정상화한다고 보면, 현재 0.5%인 역대 최저 금리를 0.2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세 차례까지 올릴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크게 세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 올해 10월~11월 첫 금리 인상 후 내년 추가 인상 △ 올해 8월 첫 금리 인상 후 내년 추가 인상 △ 올해 8월, 10~11월 두 번 금리 인상 후 내년 추가 인상 등이다. 첫 금리 인상 시점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연말(10∼11월)보다 여름(8월)으로 빨라지면 시장도 다소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전날 조기 금리 인상 소식에도 코스피는 이날 16.74(0.51%) 오른 3302.84에 마감해 사상 처음 3300선 고지를 밟았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897억원과 349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금리 인상은 주식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는데, 한은이 이전부터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내비쳐 시장에 이미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여전히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예산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주식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24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도 에스앤피(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4266.49, 1만4369.7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앞으로 주식 시장에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더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은의 금리 인상에도 미국 등 글로벌 유동성은 아직 풍부한 상황이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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