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직후 미국과 체결한 통화스와프가 환율 안정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0일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의 국내 외환시장 안정 효과’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금융 불안 상황에서 주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은 환율을 안정시키는 데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달러 유동성 부족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3월19일 미국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계속 연장돼 오는 12월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경쟁 입찰 방식 외화대출로 총 199억달러가 공급됐다.
통화스와프는 필요한 만큼의 돈을 상대국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에 최초 계약 때 정한 환율로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다. 일종의 비상용 마이너스 통장이다. 한은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통화스와프는 환율 안정에 영향을 줬다.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 소식만으로도 환율은 크게 하락했다. 계약 당일 환율이 3.3%(전일종가 대비) 내려갔으며, 2주간 평균 2.1%의 하락세를 유지했다. 또 외화 대출을 통해 실제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국내 금융 기관들에 공급할 때에도 2주간 환율이 평균 0.5% 하락했다.
보고서는 통화스와프 효과를 차익거래 유인 측면에서도 분석했다. 차익거래 유인은 내외금리차에서 스왑레이트를 차감한 것이다. 국내투자자가 원화를 조달해 현물환시장에서 달러로 바꾸면서 동시에 선물환 계약으로 환리스크를 헤지하고 달러로 운용할 때 입는 손해율이다. 만약 손해가 있음에도 달러 자금을 쓴다면 그만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이며, 달러 유동성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통화스와프와 차익거래 유인의 상관 관계는 불분명했다. 보고서는 “차익거래 유인에서는 통화스와프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며 “통화스와프 발표 후 첫날 차익거래 유인은 0.5%포인트 정도 축소되었으나 그다음 이틀간 다시 크게 확대되었고, 이후에는 다시 소폭 내려갔다”고 말했다.
한은은 원인 중 하나로 외화 자금 시장에 있었던 변수를 꼽았다. 증권사의 해외파생상품 투자 손실에 따른 증거금 납부와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의 해외투자 환헤지 만기 연장 이연이 있어 달러 자금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는 것이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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