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한 달 시중에 풀린 돈이 21조4천억원 늘었다. 공모주 등 특별한 투자 행사가 없어 증가세가 둔화했다.
한국은행은 13일 ‘2021년 5월중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통해 광의통화(M2, 계절조정·평잔 기준)는 지난 5월 3385조원으로 전월 대비 0.6%(21조4천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광의통화는 지난 4월 역대 최대 증가율(1.5%)을 나타냈는데, 한 달 사이 상승세가 주춤했다. 2020년 12월(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광의통화는 현금 뿐만 아니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수익증권, 장기금융상품 등을 합친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현금화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유동성 자금이라고 볼 수 있다.
광의통화에서 수익증권, 시장형상품 등을 제외한 협의통화(M1, 계절조정·평잔 기준)는 1265조4천억원으로 전월 대비 0.6%(7조원) 증가했다. 증가율이 2019년 10월(0.6%) 이후 최저다.
그러나 아직 유동성 증가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은 관계자는 “3~4월 공모주 등 통화량을 늘리는 요인이 많았는데, 5월 그런 것이 없었다”며 “그런데도 통화량이 증가한 것을 보면 여전히 상승 추세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의통화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6조7천억원), 기업(4조1천억원), 기타 금융기관(15조7천억원) 등 주요 경제 주체에서 모두 늘었다. 주택 및 주식 투자와 생활 자금을 위한 대출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대기업 대출은 수출 호조 등 실적 개선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광의통화 증가율(전월 대비)은 지난 5월 0.4%으로 2019년 5월(0.0%) 이후 최저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량 증가는 대출 영향을 받는데, 대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이 잘 되는 편이라 중소기업 위주로 광의통화가 늘었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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