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장을 경험했다.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본다면 연간 4%대 성장의 가능성을 한층 높였지만, 7월 들어 본격화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파장이 얼마나 계속될지가 올 한 해 우리 경제의 성적표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올해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0.7%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0.6%)를 웃도는 결과다. 지난 1분기에도 우리 경제는 전 분기 대비 1.7% 성장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돈 바 있다.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민간소비가 경제를 이끌었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에 비해 3.5% 증가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분기(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람들이 재화 소비는 물론 음식·숙박과 오락·문화 등 대면 서비스 지출을 늘린 결과다. 정부 소비도 전 분기 대비 3.9%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며 경제를 뒷받침했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0.6% 늘었다. 다만 수출은 전 분기보다 2.0%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이 차질을 빚은 영향이 컸다.
올해 1~2분기 성장률이 시장의 기대를 웃돌면서 연간 4%대 성장 가능성도 커졌다. 한은과 기획재정부가 밝힌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가 4.0%, 4.2%다. 한은은 3분기와 4분기 성장률이 각각 0.7%만 나와도 연간 4.0%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이달부터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이다. 방역조치 강화로 하반기 민간소비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다면 연 4%대 성장에도 차질이 생긴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된 상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1~2분기 경제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높은 모습을 보였다”며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 따라 향후 경제 성장 경로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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