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 변수는 고용 회복 수준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추이가 될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26일(현지시각)부터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단서를 언급할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연준이 공개한 7월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이 “경제가 예상대로 폭넓게 개선된다면 올해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하면 돈줄을 서서히 조이는 긴축 정책이 시작됐다고 봐야 하며, 전 세계는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연준의 연내 테이퍼링 시작 여부의 마지막 변수는 고용시장이다. 의사록은 “그러나 일부는 내년 초에 자산매입 축소가 더 적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참가자는 최대 고용 목표를 향한 ‘실질적인 추가 진전’이라는 위원회의 기준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물가와 고용에 영향을 미칠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움직임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남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는 △9월21~22일 △11월2~3일 △12월14~15일 등 세 차례다. 또 이달 26일~28일에는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가 참석하는 잭슨홀 미팅도 열리는데, 토론회에서는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1.0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1.07%), 나스닥(-0.89%)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19일 우리나라도 코스피 지수가 전날보다 61.10(1.93%) 하락한 3097.83, 코스닥 지수도 29.93(2.93%) 내린 991.1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넉 달만에 3100선 아래로 내려갔으며, 코스닥은 두 달 만에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다만 연준의 이번 테이퍼링 충격이 지난 2013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보다는 작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점진적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로의 진전을 이루면서 지난 2013년의 탠트럼과는 달리 금융시장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테이퍼링을 시작해도 기준금리 인상까지는 시간이 또 필요하다는 입장도 강조하고 있다. 의사록을 보면 정례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궁극적인 금리 인상에 대한 결정과 테이퍼링 움직임은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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