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통합 땐 전문성 희석”
정부 설득·투자자 접촉 계획
새주인찾기 변수 떠오를듯
정부 설득·투자자 접촉 계획
새주인찾기 변수 떠오를듯
‘외환은행 독자생존론’ 펴는 홍세표 전 행장 “재무상태도 건실하고 외환 관련 분야에 전문성이 큰 외환은행을 또 남의 집에 양자로 보낼 이유가 있습니까? ” 미국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매각 추진에 따라 최근 금융권의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홍세표 전 외환은행장(?사진·현 혜원학원 이사장)이 외환은행의 ‘독자생존론’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외환은행이 국내외 은행에 인수·통합되는 것보다는 론스타 등 대주주의 지분을 국내외 자본이 분산·인수토록 해 홀로설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홍 전 행장은 “외환은행이 국내 은행에 인수되면 오히려 외환은행의 강점이 희석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방법을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외환의 독자생존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 전 행장은 또 “외환은행은 외환·수출입 분야에서 그동안 독보적인 역할을 수행해 국외 시장에서 인지도도 높으며, 이런 전문성이 결국 국익에도 큰 도움을 주어왔다”며, “다른 시중은행에 흡수·합병되는 것은 외환은행이 가진 자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현대건설·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쓰러졌을 때 다른 시중은행들은 등을 돌렸지만, 외환은행은 부실화된 이들 기업을 등에 업고 가 결국 회생시키는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홍 전 행장은 최근 김재기·허준·장명선·이갑현씨 등 전임 행장들과 함께 일간지 광고를 통해 “외환은행이 독자생존할 수 있도록 자금 모집을 비롯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외환은행의 독자생존 방안에 대해 “연기금과 국내 기업은 물론 국외 자본을 유치하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인 뒤, “컨소시엄 형태로 론스타 지분을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외환 독자생존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도록 설득작업부터 시작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도 접촉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최근 정치권에서 론스타의 탈세와 2003년 인수당시의 회계조작 혐의 제기 등으로 매각이 늦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한국노총·외환노조 등 노동계에서도 “연기금·공제회 등 공익성 자본과 국내외 금융자본 등이 론스타 지분을 분산·인수토록 하는 해법이 있다”며 독자생존 방안을 추진할 뜻을 밝혀, 앞으로 ‘독자생존론’은 외환은행 새주인찾기 작업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글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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