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에도 견조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2일 ‘해외경제 포커스’ 자료를 통해 “향후 미국 경제는 델타 변이 확산, 일부 공급 차질 지속 등으로 성장세가 일시 둔화할 수는 있겠으나 경제 활동 정상화가 계속되면서 양호한 소비와 투자 여건, 확장적 재정 운용에 힘입어 기조적으로 견조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이날 네 가지 요인을 꼽았다. 한은은 “7월 이후 델타 감염 확산에 따른 경제 활동 정상화 지연으로 소비 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은은 “백신의 중증 방지 효과와 누적된 학습 효과로 경제의 감염병 민감도가 하락하고 있으며, 방역을 추가로 강화할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경제적 영향은 과거에 비해 작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한은은 “경제 활동이 급속히 재개되는 과정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물류 차질 등이 발생함에 따라 산업 생산 회복세가 일부 제약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공급 병목은 공급 능력이 수요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향후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고용 시장의 회복도 예상했다. 한은은 “금년 들어 경제 활동 재개로 디지털 업종과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노동 수요가 빠르게 확대됐지만, 노동 공급은 실업급여·보육 부담·감염우려 등으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며 “그러나 추가 실업수당이 종료(9월)되고, 학교가 정상화되면서 노동 공급 부족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충격도 성장세를 크게 훼손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지난 18일 연준이 공개한 7월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은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조기 정상화 가능성이 향후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지만, 연준이 일관되게 취해온 입장을 감안하면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시기, 속도, 자산 구성 등을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른 급속한 경기 둔화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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