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기재부 2차관(오른쪽에서 두번째)이 8월3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공공기관이 경영평가에서 ‘미흡’ 이하(D·E)의 종합등급을 받으면 개별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더라도 성과급을 못 받게 된다. 공기업 임원 성과급 상한선도 20%포인트씩 낮아진다.
기획재정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2020년도 경영평가에서 오류가 발생하고, 직원 투기 의혹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부 성과급을 받는 문제 등이 나타나자 개선책을 마련한 것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매년 교수·회계사·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경영관리, 주요사업 실적을 평가하는 제도다.
우선 성과급은 종합등급만 따져 결정한다. 현재는 종합등급과 함께 경영관리, 주요사업 등의 범주도 성과급 산정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토지주택공사가 종합등급은 ‘디(D)등급’이지만, 경영관리에서 ‘시(C)등급’을 받아 일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재부는 종합등급만 따지고, 대신 필요하면 범주별 우수 기업에 별도의 ‘개선 성과급’(가칭) 지급을 검토할 계획이다.
임원 성과급 상한선도 낮아진다. 그동안 경영평가 결과 탁월(S)·우수(A)·양호(B)·보통(C) 등급에 따라 기관장은 기본연봉의 120∼48%, 상임이사·감사는 100∼40%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각각 100∼40%, 80∼32%로 하향 조정된다.
윤리·안전·재무경영 등의 평가 지표도 강화된다. 윤리경영 지표 배점을 확대(3점→5점)하고, 중대 위반 또는 위법행위 발생시 0점 처리한다. 안전경영 역시 중대사고 발생시 0점 처리한다. 그동안은 최하등급에도 배점의 20%는 기본점수로 받을 수 있었다. 재무경영은 공기업이 정한 부채비율 목표가 아닌 연차별 부채비율 감축 실적을 평가할 계획이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윤리·안전·재무 성과 등 국민 관심과 기대가 큰 국민 체감형 성과지표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겠다”며 “토지주택공사 사태로 강조되는 윤리경영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 윤리경영 저해시 득보다 실이 크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공기관 경영평가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평가업무 전산화와 데이터베이스(BD) 구축 등을 통해 평가의 정확성을 높인다. 평가단 내부에 평가검증단을 신설하고, 외부에선 조세재정연구원 공공기관연구센터가 평가를 지원·관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 발표에 앞서 해당 기관에 내용을 공유해 이의제기할 기회를 주고, 평가검증단과 기재부, 공공기관연구센터가 미자막 종합 검증도 할 계획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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