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 3%대를 돌파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 모두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지 올라갔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은은 30일 ‘2021년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통해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전월보다 0.12%포인트 오른 3.10%라고 밝혔다. 2019년 7월(3.1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88%로 전월에 비해 0.07%포인트 올라갔다. 2019년 5월(2.93%) 이후 최고치다.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전월보다 0.11% 상승한 3.97%을 기록했다. 이 또한 2019년 6월(4.23%) 이후 가장 높다.
지난달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도 5.3%로 전월(4.6%)에 비해 확대됐다. 관련 비중도 2019년 5월(7.1%) 이후 최고 수준이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일부 은행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5~10%)을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은행권 대출 금리도 올랐다. 일반대출 기준 상호저축은행의 평균 금리는 9.91%로 전월보다 0.25%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자영업자로 볼 수 있는 개인 사업자 대출 비중이 커진 것으로 전해진다. 새마을금고 평균 금리는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오른 3.88%, 상호금융 금리는 전월과 동일한 3.32%를 나타냈다. 신용협동조합 평균 금리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기업 대출 비중이 줄면서 전월에 비해 0.04%포인트 하락한 3.85%이다.
이번 통계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 전 상황이 포함됐다. 한은이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8월26일, 월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출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먼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송 팀장은 “8월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로 지표 금리가 올랐다”며 “지난달부터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며, 9월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은행들의 우대 금리 축소, 가산 금리 확대 등 대출 관리 강화로 향후 금리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권 기업 대출 평균 금리도 2.78%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5월(2.83%) 이후 최고치다. 대기업 금리는 0.11%포인트 오른 2.56%, 중소기업 금리는 0.08% 오른 2.93%를 나타냈다.
대출금리와 함께 예금금리도 높아졌다. 지난달 은행권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0.06%포인트 상승한 1.03%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가 1.00%, 시장형금융상품 금리가 1.15%으로 집계됐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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