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영업 대출은 유독 저소득 자영업자 계층에서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은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 비은행권으로 많이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 소득은 적은데, 대출 금리는 계속 높아져 이자와 원금 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5일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보면, 전체 자영업자 중 소득 하위 40% 계층(1~2분위)의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97조5천억원이다. 자영업 전체 대출의 24%를 차지한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대출 잔액은 120조원으로 전년 대비 25.5% 증가했다. 하위 20~40%인 2분위 대출 잔액은 77조5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4% 늘었다. 증가율이 자영업 소득 중·상위 계층인 3분위(17.3%), 4분위(11.6%), 5분위(19.8%) 등에 비해 높다.
자영업 소득 하위 계층은 매출과 소득이 적은 탓에 은행권 대출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에 비은행권으로 건너가고, 고금리로 인한 이자와 원금 상환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대출이 큰 폭 상승하고 있는데, 소득 분위별로는 중·저소득층(1~3분위)의 대출 증가율이 여타 소득 분위의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융권별로는 비은행금융기관, 금리수준별로는 고금리 대출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정부 금융 지원에 힘입어 아직 0.24%(올해 1분기 기준)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정부의 대출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면 취약차주 중심으로 연체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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